수도권 지역에 예년보다 열흘 이상 앞당겨 미세먼지가 침투하기 시작했다. 최근 며칠간 서울은 종일 뿌옇게 시계가 흐렸고, 일부 지역에선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측정돼 외출자제 권고도 나왔다. 지난 19일 경기도의 하루 평균 미세먼지농도는 107㎍, 인천 113㎍, 서울 95㎍으로 작년 10월 평균보다 2~5배 정도 높았다.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 곳곳에서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에 포함된 납이나 수은 같은 중금속과 각종 유해물질은 호흡기나 폐에 직접 침투할 수 있어 건강간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매년 날씨가 추워지는 10~11월부터 중국의 화석연료난방이 증가하면 미세먼지 발생 역시 급증해왔다.

최근엔 동풍계열의 바람이 불면서 미세먼지가 수도권에 갇히고, 설상가상 가뭄이 전국적으로 계속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경보체제를 잘 살피고,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다.

창문을 닫고 물을 뿌리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콘택트렌즈 착용을 자제하고, 미역이나 과일·채소·녹차를 섭취해 중금속의 체내 축적을 예방하고 빨리 배출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단다.

그런데 실내오염은 실외보다 더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실내 오염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인체의 폐에 전달될 확률은 약 1000배 높으며, 매년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280만명 사망자와 160만명 조산아의 주원인이 실내공기라고 경고한다.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실내공기 오염도는 실외보다 5배 정도 높고, 많은 사람들이 하루 중 85% 이상 실내에 머물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전한다. 실내공기를 위협하는 오염물질에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이산화탄소, 폼알데하이드, 총부유세균,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라돈,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석면, 오존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곰팡이·바이러스와 같은 세균, 진드기, 애완동물 등의 생물도 실내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 특히 WHO는 실내공기 중 라돈 농도를 경고한다. 라돈 노출로 인한 폐암사망자는 사무실이나 다중이용시설에 비해 주택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라돈은 토양, 암반, 건축재료 등에 들어있는 라듐의 방사성 붕괴로 방출되는데 지하에서 올라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건물 실내, 지표면 영향이 많은 반지하 등에 축적돼 건강을 위협한다.

집, 건물을 지을 때 사용하는 건축자재나 벽지 등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늘면서 새집증후군 해소 역시 해결할 대상이다. 실내공기질 측정·진단, 예방교육, 환기 및 살균·소독, 광촉매제 시공 등 활동과 친환경건축자재 사용으로 공기질을 개선해야 한다.

의료기관, 어린이집, 대중교통, 대규모 점포, 목욕탕, 지하주차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집중 관리가 요구되며 곰팡이 관리시스템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실시간 세밀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들 스스로 필요한 활동도 시행토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점점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어떻게 하든 자주 창문을 열고 환기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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