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사용량 지속 증가 전망…혁신적 감축 대안 시급
DDPP, 목표 사전 설정해 역산도출로 최적경로 찾겠다


명확하게 공동의 목표를 정한 후 이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는 것과 목표설정 없이 막연하게 방법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것은 확연하게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2030년 기준 시나리오 대비 37% 감축이라는 중기 감축목표는 설정돼 있지만, 2050년에 대해서는 목표가 없다. 국내 상황과 달리 국제사회에서는 신기후체제와 연계해 2050년 2도(450ppm)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연구와 논쟁이 뜨겁다.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조용성 교수

UN은 2012년 8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 이하 SDSN)를 조직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저해요인을 첨단기술의 활용으로 풀어나가는 전략과 해법을 도출하고 있다. 관련해 SDSN은 프랑스의 지속가능발전·국제관계연구소(IDDRI)와 공동으로 2050년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탄소배출 심층저감경로에 대한 국제공동연구사업’(Deep Decarbonization Pathways Project, 이하 DDPP)을 수행하고 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IPCC에 따르면 2100년까지 지구 온도를 2도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100년 CO2 농도를 430∼489 ppm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2011년부터 210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소 630 Gt, 최대 1180 Gt 사이에 있어야 한다.

 

만약 2011년∼2100년 기간 동안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950 Gt으로 설정하고, 2011~2050년 기간에는 825 Gt을, 2051~2100년 기간에는 125 Gt을 배출하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2050년에는 15 Gt만을 배출해야 한다는 결과가 도출된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해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주요 16개 온실가스 다배출국의 에너지연소로 인한 CO2 배출량을 2010년 대비 2050년에는 4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이는 각 국의 일인당 연간 CO2 배출량이 약 1.7 tCO2으로 줄어들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 일인당 배출량이 연간 10톤을 넘고 있으므로 매우 야심찬 목표임을 알 수 있다.

 

에너지 효율성 향상, 연료 전환 등 기술 고려

이러한 야심찬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기술적 대안으로는 획기적인 에너지 효율성 향상, 발전부문의 저탄소화, 그리고 전력화(electrification) 및 연료 전환이 고려됐다.

 

또한 구체적인 기술 대안으로는 탄소포집저장기술(CCS), 에너지 저장 및 그리드 관리, 제4세대 원자력, 수송용 바이오연료,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열 이용, Negative emission 기술(예: BECCS, CCS와 결합된 바이오에너지 이용) 등이 대표적이다.

 

DDPP의 특징은 기존의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미래를 전망하는 forecasting approach 대신에 2050년의 목표를 사전에 설정한 후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적 대안을 찾는 backcasting approach를 적용하고 있으며, 최소한의 경제성장을 전제로 가능한 기술적 대안들을 이용해 획기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방법과 최적경로(time path)를 찾는다는데 특징이 있다.

 

어찌보면 DDPP는 너무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또한 2050년은 우리가 계획하기엔 너무 먼 미래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올 12월 예정된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새로운 기후체제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2050년 2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어떠한 상황일까? 2014년 확정된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2035년까지 석탄과 천연가스는 각각 연평균 1.24%, 1.93% 증가하고,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는 각각 3.28%와 4.44% 전망을 예측하고 있다.

 

산업부문의 에너지 사용량은 2011년 126.9 백만toe에서 2035년 148.4 백만toe로의 증가가 예상되고 수송부문, 가정 및 상업부문 역시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35년까지 속도는 다르겠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지속적인 화석에너지 소비량의 증가와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는 현실적인 문제이지만 2050년 미래를 걱정하는 국제사회의 비전과는 다른 정책방향으로 평가된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점은 항상 논란이 돼왔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논의와 대비를 뒤로 미루는 것은 결국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고, 국제 사회가 지향하는 방향과 역행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미래에 대한 논의의 시작과 함께 보다 혁신적인 온실가스 감축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글/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조용성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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