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김장철을 앞두고 지역별 김장 적정 예상시기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김장하기 좋은 때는 일 평균기온이 4℃ 이하이고 일 최저기온이 0℃ 이하로 유지될 때라고 한다. 이보다 기온이 높은 경우 김치가 빨리 익게 되고, 기온이 낮을 경우 배추나 무가 얼게 되어 제 맛을 내기 어렵다.

금년엔 서울, 경기도 및 중부 내륙지방이 11월 하순에서 12월 초, 남부지방과 동·서해안 지방은 12월 상순에서 중순 전반, 남해안 지방은 12월 하순 이후로 전망된다. 11월 하순과 12월 상순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장 적정 시기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 적정 시기는 대체로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서울의 경우 1920∼1950년엔 11월 25일이었던 것에 비해 1981∼2010년엔 11월 29일로 김장 적정시기가 약 4일 정도 늦어져 김장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는 야채와 각종 양념류가 어울려 조화를 이루며 섬유질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전통 발효식품이다. 김치는 또한,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주재료로 이용되는 배추 등의 채소는 대장암을 예방하고, 필수 재료인 마늘은 위암을 예방한다.

농촌진흥청은 김장철 주요 채소인 무의 영양 성분과 기능성 성분을 제시했다. 무를 포함한 배추과 채소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이 많은데, 항암 기능뿐만 아니라 항균과 살충 작용을 한다는 설명이다.

김장은 이렇게 좋은 김치를 겨우내 먹을 만큼 한꺼번에 담는 활동이다. 김치를 사다 먹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김장은 겨울을 앞두고 국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치르는 연례행사이자 문화 활동이다. 해마다 정부 부처를 비롯해 지자체, 사회단체, 대기업 등 기관들이 이웃을 도울 목적으로 김장에 임한다.

쪽방 촌 거주민과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북한 이탈주민들과 외국인 노동자들, 사회 각계각층에서 소외되기 쉬운 이들에게는 김치 한 포기가 고난을 극복 할 큰 힘이 될 수 있다. 어려운 이웃에게 김장 김치를 전하며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대표적인 미풍양속중 하나이며 우리의 자랑이다.

그러나 이런 좋은 취지의 행사도 그 준비와 마무리 과정에서 자칫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방의 농업관련 단체들은 마을주민을 총동원해 김장을 담그는데 여전히 이 과정에서 수만 포기의 배추와 무를 하천 물로 씻고 심지어 김장하며 남은 양념 통 까지도 하천 물로 부시고 있어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사례가 적지않다.

경쟁적으로 이웃돕기 김장행사를 홍보하고 있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행사 뒤 빗물 관로로 빠져나간 양념과 소금물, 찌꺼기 등이 비점오염원이 될 수 있다. 서비스 전과정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실천이 없는 경우 좋은 취지로 시작했더라도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환경부는 매년 계속되는 이런 대규모 사회활동에 대해 친환경적인 지침을 적극 제공해 모처럼 벌이는 좋은 행사가 흐려지고, 새로운 환경문제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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