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갈등과 긴장을 풀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 DMZ를 화해와 협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들이 늘고 있다. ‘DMZ세계평화공원’을 통해 냉랭한 남북관계를 유연케 하고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DMZ는 남북이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남북과학기술협력의 접촉점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보존과 개발 의견은 한 곳에 치우치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상호보완적으로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 지난 60년 동안 희귀동식물이 서식하며 생태계가 우수해 보존의 목소리가 높은 장소가 바로 DMZ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독특하게도 남방, 북방 생물의 접점으로서 가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난개발, 서식환경의 훼손, 먹이부족과 같은 이유로 동·식물들이 사라져가거나 변화되고 있어 ‘생태계의 보고(寶庫)’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DMZ세계평화공원을 추진하게 되면 이로 인한 환경과 생태계파괴 우려도 있는데 오히려 현재의 열악한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통일을 대비하는 생태계복원기술 개발, 남북접경지 생태보존특구 지정과 환경자원 이용 및 경제발전시스템이 고려돼야 한다. 생태계 단절 우려에 대해 지하, 지상통로 등 파격적 구상과 시도 역시 필요하다.

남북공동 기후변화대응, 환경·에너지협력, 수자원관리 협력, 북한 환경기초시설 개선 등 도 연계 할 수 있다. 정치성이 없는 과학기술협력의 촉진은 평화적 분위기 조성과 더불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여러 전문가들이 제안했듯이 DMZ세계평화공원과 연계해 환경, 식량, 에너지, 자원, 의료생명공학 등을 다룰 신남북산업단지, 국가재난형 전염병연구센터,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등 실체들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DMZ는 외국 관광객들이 한번 씩은 관광코스로 택하는 곳이며, 세계평화에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DMZ가 통일과 미래 세계평화를 위해 가진 잠재력을 꾸준히 알려 국제기구를 포함한 세계인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호응할 큰 그림을 그려가야 한다. 한반도 신뢰 구축은 평화의지를 얼마나 지속적이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느냐에 달려있다.

DMZ를 상생, 신뢰, 소통의 장이 되도록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국내적으로 공론화와 합의, 비전을 공유하며 국민들의 의식을 고취시킬 다양한 소통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과 생각을 잘 파악해 접목시켜야 한다.

‘통일경제’ 교육도 필요하다. 일반국민의 78%, 전문가의 98%가 통일을 찬성하지만 5조~500억조 달러로 추정되는 통일비용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다. 통일 후 안전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돈 없는 고령화시대로 접어든 대한민국에게 통일은 반드시 돌파해야할 숙명적 과제다.

통일 편익을 적극 홍보하며 이해와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사민사회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정부는 문화, 학술 등 분야에서 민간의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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