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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는 ‘비용’이 아니라 ‘혁신’이다
원가이하 전력요금이 한국 산업 경쟁력 저하
‘저렴한 화석연료’ 사회적 비용 무시한 착각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그린피스 기후변화 디렉터인 개리 쿡(Gary Cook)은 환경정책 전문가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9년부터 그린피스 IT 분야 수석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정부와 기업에서 기후 및 재생에너지 정책 변경에 참여하면서 국제적, 국가적, 지역적인 차원에서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해법 보급을 위한 정책강화에 힘써왔다. <편집자 주>

쿡은 현재 그린피스의 글로벌 IT브랜드 환경성과 분석을 총괄한다. 지금까지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전력수요 증가에 대한 평가,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보급을 통해 전력수요에 대처하는 글로벌 IT기업에 관한 보고서를 다섯 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아울러 2011년부터 기업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해 페이스북 (2011년), 애플 (2012년), 아마존 웹서비스(2014년)로부터 100% 재생에너지 목표 이행 약속을 받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주요 인터넷 기업 4곳의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힘쓰고 있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의 재생에너지 100% 전환 약속을 이끌어내는데 개리 쿡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美소비자, 기업에 재생에너지 전환 요구

기업의 특성상 이익을 쫓기 마련인데 어떻게 설득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쿡은 “그건 애플과 페이스북에 직접 물어야 할 것 같지만, 이들의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환 약속은 이들 기업을 보다 힘 있고 경쟁력 있게, 그리고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도록 만들어 주는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으로 하여금 전력수급의 안정성을 준다고 한다. 계속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기존의 전력을 대체해 재생에너지 공급에 관한 장기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사업을 보호하고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재생가능에너지는 이미 화석연료나 다른 더러운 에너지원과 비교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기업에게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수용하는 업체들에게 보상을 하고 있다.

실제로 그린피스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백만명이 넘는 이들이 페이스북에 석탄과 ‘친구 끊기(unfriend)’를 요구했고, 아마존이나 애플에도 같은 변화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특히 미국의 대기업 중 60% 이상이 온실가스 감축이나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또는 둘 모두의 목표를 설정하는 등 기업들도 자신들의 목표 달성을 돕기 위해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전력 공급에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점점 더 많은 고객들로부터 아마존이 약속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환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알고 싶다는 문의를 받았다.

또한 기업의 이러한 노력은 인재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쿡은 “IT기업들의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인재 유치이며 환경 친화적인 기업 운영을 약속하지 않는 회사는 기후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걱정하는 유능한 직원들을 잃을 위험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대형 풍력발전기 조형물 앞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한국, ‘낮은 전력요금=산업경쟁력’

정부 지원 없이 기업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이 가능할까? 때로는 기업의 강한 친환경 의지가 환경을 변화시킨다.

미국 최대 규모의 전력회사 듀크 에너지는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 발전을 통해 97%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노스 캐롤라이나 전력 시장을 독점해 왔다.

그런데 구글을 선두로(애플과 페이스북도 함께) IT 업계로 인해 듀크 에너지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원하는 대규모 고객들에 새로운 재생가능에너지 신규 요금제를 내놓게 됐고 11월24일 구글이 첫 구매자가 됐다고 발표했다.

애플 역시 전력 공급의 97%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운영하는 사업장에 30메가와트 (MW) 이상의 전력을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혁신적인 태양에너지 프로젝트를 최근 발표했다.

또한 최근 네바다주(州) 레노에 데이터센터를 지은 애플은 네바다 전력 공급업체인 NV 에너지와 함께 주(州) 규제기관으로부터 재생가능에너지 상품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이로 인해 애플은 전력 공급업체와 손을 잡고 자사 운영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태양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이러한 재생에너지 전환 사례를 곧바로 한국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 한국은 에너지요금을 정부가 정하는 구조이며 원가 이하의 전력요금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저가요금을 고집하며 내세우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산업경쟁력’이다. 그리고 물가인상으로 인해 정부 지지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쿡은 “현재 한국의 정책은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한 투자에 소극적이게 만들고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 성장하는 점점 더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에 뒤떨어지도록 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화석연료가 저렴한 연료로 생각되는 것은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될 때, 즉 외부 비용을 가격에 포함시킬 때 경제는 보다 효율적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석탄화력발전은 재생에너지에 비해 훨씬 낮은 비용으로 전력을 생산하지만, 그로 인한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건강 악화로 인한 비용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 원전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역시 같은 이유지만, 원전해체 비용과 수십만년의 처리기간을 고려하면 결코 값싼 에너지가 아니다.

“더러운 에너지의 정부 보조 없애야”

쿡은 “세계 각국 정부가 하루 빨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화석연료와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없애야 한다”며 “더러운 에너지원을 고집하며 전력가격을 인위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원전 찬성론자들이 내세우는 또 다른 근거는 EU와 달리 전력 수입이 불가능한 지리적 요건이다. 유럽은 같은 대륙에 크고 작은 나라들이 붙어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언제든 부족한 전력을 수입할 수 있지만 한국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쿡은 “하나의 국가 공급망이 아니라 여러 개의 지역 단위 혹은 주 단위의 전력 공급망을 운영하는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20~30%의 전기를 재생가능에너지원(수력 제외)으로부터 얻는 게 가능하다는 걸 분명히 목격했다. 후쿠시마에서도 보았듯이 원자력발전은 위험하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에너지 기술이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역시 사용가능한 주요 재생가능에너지 자원들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지만 정부와 한국전력공사의 정책들이 이러한 자원의 이용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가 평가한 한국 인기 웹사이트의 친환경점수는 낙제점이다. <사진제공=그린피스> 



“재생에너지는 한국의 미래 동력 ”


다큐멘터리 영화 ‘Who killed the electronic car(누가 전기차를 죽였는가?)’를 보면 석유업계의 담합으로 인해 전기차가 사장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의 경우에도 원전마피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 존재하는 반면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대단히 빈약하다.

이에 대해 쿡은 “에너지 효율과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증대시키기 위해 현상을 바꾸는 것은 단지 지구에 좋은 일을 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건 바로 혁신의 문을 열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이들 회사를 더욱 힘 있고 경쟁력 있게 만드는 일”이라며 “재생가능에너지를 동력으로 한국의 경제가 돌아가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러면 한국 경제의 미래에 견고하고 지속가능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재생가능에너지는 분명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필요 요건을 충족시킬 준비가 돼 있다. 이들 기업은 미국, 유럽을 넘어 아시아에서도 재생가능에너지의 가능성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렸다”고 말했다.

쿡은 “이제 네이버, 삼성 SDS, LG CNS, U+, SK C&C, KT와 같은 한국의 IT 리더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과 검증된 능력을 이용해 한국이 그동안 갇혀 있던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에서 벗어나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혁신을 이끌어 낼 차례”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는 곧 비용 증대로 통한다. 그러나 쿡이 보여준 사례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비용 증대가 아니라 혁신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언제쯤 한국에서도 진정한 혁신을 보게 될 수 있을까?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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