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시대 세계 많은 나라들이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물 확보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거의 매년 1년 내내 전국이 가물어 농업뿐만 아니라 산업계에도 용수확보에 비상이 걸리곤 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300㎜ 정도로 비교적 풍부한 편이지만 강수량의 70%가 여름철에 집중돼 특별한 물그릇을 준비하지 않으면 일시에 대지를 휩쓸고 바다로 빠져나가 피해만 안길뿐 수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인 특성 때문에 빗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세계 수자원개발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물 확보 순위를 세계 180개 국가 중 146위에 뒀다. 지구의 물 중 바닷물은 98%나 되며, 지구표면의 2/3를 덮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세계적으로 각광 받았다. 담수화는 염분을 포함한 용해물질을 제거해 순도 높은 음용수 및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을 얻어내는 수처리 과정이다.

대형 상용 플랜트에 적용된 세계 최초의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두산중공업이 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한 하루 생산 454,600톤의 후자이라 플랜트다. 두산중공업은 해수담수화 주요 방식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설계, 제작, 시공, 시운전 등 전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해수담수화 플랜트 시장의 선도 기업이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에 위치힌 해수담수화시설인 ‘해양정수센터’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부산시, 두산중공업 등이 1954억원의 정부예산을 들여 2014년 9월 완공했다.

기장군 앞바다의 바닷물을 취수해 하루 4만5000톤의 담수를 만들어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수돗물로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 첫 해수담수화시설로 단일 시설 기준 담수 생산량은 세계 최대 규모다.

그런데 이 센터는 ‘취수원이 고리 원전에서 11.3㎞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방사능 오염이 우려된다’는 일부 주민과 단체들의 반대에 막혀 1년 넘게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국제위생재단(NSF),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5개 전문기관이 원전주변에서 발생가능한 총72종의 방사성물질에 대해 총79회 검사를 의뢰한 결과 우려했던 인공방사성 물질은 한 번도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 2월부터 해수담수화 10만병의 병입수를 생산해 공무원부터 시범적으로 음용을 실시하고 일반 주민들로 부터도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 바닷물로 생산하기 때문에 ‘낙동강 물이용부담금’이 면제되는 경제적 혜택도 있다.

부산시는 기장해양정수센터를 중심으로 해수담수화 분야 클러스트를 조성하고, 동부산 관광단지와 국립과학원을 연계한 전문 관광코스로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 해수담수화 산업 메카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해수의 담수화 기술은 지구촌 물 부족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분야다. 생산비용을 낮추고 다양한 조건에서도 담수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널리 사용돼야 한다. 막연한 불안감이나 불건전한 비방으로 그 길이 막혀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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