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생물 종 다양성의 숨겨진 보고, 베일을 벗다”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4대강 사업 이후 말썽이 되고 있는 녹조 현상, 주로 남조류(藍藻類) 문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남조류가 이스라엘이나 유럽에서는 바이오디젤 추출을 위해 대량 배양되기도 한다. 똑같은 양의 생체를 만드는데 조류는 고등식물보다 시간이나 자원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에 활용성이 높다.


그간 생물자원 활용은 육상생물에 초점을 맞춰 발굴됐다. 하천, 호수 등 담수분야는 아직 미개발 부분이 많은 숨겨진 자원의 보고로 향후 개발 가능성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각각의 담수에 대한 생물 다양성 논의는 계속됐지만, 담수 분야 전체의 생물·미생물 자원의 연구, 개별 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국제 심포지엄은 국내에서 처음 개최된 셈이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관장 안영희)은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담수 생물·미생물 자원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미래의 종 다양성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편집자 주>

담수 생물 보존·관리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우리나라 담수 분야 생물·미생물 자원 연구에 대한 현주소를 보여준 이번 심포지엄(2015.11.25~27)은 담수생물자원의 발굴 및 보존 등 자원연구의 필요성과 유용소재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기회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담수 생물자원을 통한 산업 소재로의 이용과 자연환경 보존 기능을 조명해 담수생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담수 생물자원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담수에서 자라는 녹조류나 남조류는 아미노산, 비타민 및 각종 무기염류와 같은 영양물질이 풍부하여 미래의 식량자원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담수 미생물은 수질정화, 친환경 농업, 천연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바이오 소재로써 이용할 수 있으며 특히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생산자와 분해자로 자연환경 유지에 공헌하는 바가 크다.

개발 활성되면 훼손은 시간문제

첫 번째 섹션은 담수 생물자원 발굴·보전 연구 및 정책 방향을 주제로 상명대학교 김창배 교수가 좌장을 맡아 발표가 이뤄졌다. 특히 관심을 받은 발표는 북한과의 접경지에 대한 중국 연변대학교 주웨이홍 교수의 발표였다.

중국과 접경지역인 북한의 백두산과 두만강의 연구를 진행한 주웨이홍 교수는 발표를 통해 “아직 개발이 덜 진행된 백두산과 두만강 지역의 생물 다양성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최근 보이는 개발 움직임은 생물 다양성 보존의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접경지역에서 북한과 중국이 이미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협력체계 구축으로 조속한 연구 실행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한편,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정책에 대한 실질적 보상책 논의도 함께 했다.



주웨이홍 교수가 소개한 중국의 습지보존정책이 핵심은 정부를 중심으로 한 경제적 보상책이다. 중국 정부는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경작지를 습지로 되돌리는 등 174개의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국가 차원의 시범적 실행으로 중앙정부는 예산을 마련해 습지복원 및 연구지원, 그리고 경작지에 대한 보상정책에 활용했다.
주웨이홍 교수는 이에 대해 “습지로 복원하기로 한 경작지의 경우, 정부가 지정은 했지만 주변에서 계속 농사를 짓는 등의 문제가 있어 실효성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며 “정부 차원의 보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NGO 프로그램 활성화 등 자발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중국연변대학교 주웨이홍 교수

 

독성 가진 세균도 응용하면 새로 이용 가능

식물체에 있는 내생 세균을 이용해 병충해에 강한 식물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소개도 흥미로웠다. 경상대학교 정연륜 교수는 발표를 통해 식물체 내생 세균을 이용하여 다기능 병해 방제용 천연 식물 보호제 개발, 식물 생장 촉진, 질병 관리 등에 응용한 사례를 발표했다.

담수 생물 자원을 활용한 연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진 두 번째 섹션은 담수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연구를 주제로 전용재 부경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브랫 네일란 교수는 독성이 있는 남세균의 생물학적 가치를 연구활용의 실제 사례를 통해 강조했다. 특히, 브랫 네일란 교수는 담수생물자원 보존 활용 분야에 특화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의 국제 공동연구에 대한 기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본지와의 발표 전 인터뷰에서 “낙동강의 지리적인 특성을 이용해 독성 남세균 관리를 위한 예측 및 방제 시스템 구축에 대한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섹션2에서 남조류의 발생을 제어하고 미세조류를 생명공학에 접목시킬 수 있는 기술에 대해 발표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오희목 박사는 하천과 호수에 발생하는 오염의 원인이 되는 유해 남조류를 이용한 재생 가능한 연로, 건강식품, 산화방지제로의 활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미세조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적응력이 뛰어나 빠른 성장을 유도할 경우 고농축 배양이 가능하므로 산업에 이용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브랫 네일란 교수

 

생물자원 활용 위해 발굴 및 목록화 필수

나고야 의정서 채택 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생물자원 주권에 대해 정부는 2020년까지 생물 6만 종의 발굴을 목록화하고 선진국의 90%까지 바이오산업 기술경쟁력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조기연 연구원은 “생물자원 보존에 관련된 연구를 통해 생물주권을 확립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이 노력하고 있다”며 “생물자원 활용을 위해 기본이 되는 생물자원 발굴 및 목록화 사업은 정확한 공정이 필요한 만큼 빠른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국내의 다양한 생물 종을 객관적으로 목록화하기 위해 위지스(야생생물 유전정보 시스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 가능한 정보로 통합·제공할 수 있도록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담수 생물자원 생체보존과 자원 활용기반 기술개발을 주제로 이욱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담수생물연구본부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세 번째 섹션에서도 자원 목록화의 중요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미국 텍사스 대학교 제리 브랜드 교수는 “미생물자원의 관리를 위해 유용한 정보는 자세히 기록돼야 하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이것을 웹 사이트로 관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안정적인 관리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서, 인하대학교 조장천 교수는 담수 난배양 원핵생물 자원의 배양 및 유전체 연구 동향을 주제로 난배양성 박테리아 그룹 배양 성공 기술법에 대해 발표하며 앞으로 담수 환경의 주요 우점 미생물 그룹의 배양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발표를 이어간 미국 코스탈 캐롤라이나 대학 블라디슬라브 굴리스 교수는 담수균류의 다양성과 생태 및 활용에 관한 발표에서 담수균류를 활용한 하천수의 부영양화 해결의 사례를 들어 담수균류의 식물 분해자로서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활용성이 높지만 연구가 미진한 담수균류에 대한 연구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개관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앞으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활동에 기대를 밝혔다.

특화된 담수 생물자원 연구의 터전되야

한편, 이번 심포지엄을 주최하는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담수 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우리나라 생물 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지난 7월 개관했다.
자원관은 ‘기후변화로 인한 질병 관리 강화 및 생물 다양성 보전’의 일환으로 지난 2009년부터 추진됐으며, 국가 생물 주권 확보와 생물산업(BT)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550만 점 이상의 생물자원을 보존할 수 있는 최첨단 수장시설(표본을 보관하는 시설)과 다양한 연구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하천과 호수 등 담수(淡水)에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조사·발굴과 유용성 연구를 주로 수행한다.

-환영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안영희 관장
“각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학술적 성과와 연구동향을 살피며 21세기 담수 생물 자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이번 포럼을 통해 발표될 많은 주제를 통해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전 지구적인 담수생물 네트워크의 중요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앞길을 제시해 달라”

 

 

 

 

 

 

-축사-



 

한국하천호수학회 주기재 회장
“첫발을 내디딘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국내외 연구자들의 연구 활성화와 관계유지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산업화 및 도시화로 인한 변화와 그에 따른 생물 종 감소는 세계가 함께 하는 고민이지만 실천방법을 찾는 데는 소극적이다. 시기적절하게 개최된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담수 자원을 조사·발굴·산업화해 지속 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종합토론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담수생물자원의 발굴과 활용을 위한 국제적인 전문 연구기관이 되기 위한 전략으로서 미세조류, 담수균류의 배양과 수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특화할 필요”

“국가기관으로서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담수미생물 은행의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

“담수 미생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 제고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


shr8212@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