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는 세계적인 환경·에너지 운동단체다. 그들의 저력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2011년부터 기업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 캠페인을 시작해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웹서비스 같은 기업들로부터 재생에너지 100% 이행을 약속받았고, 주요 인터넷 기업 4곳의 전환도 추진 중이다.

이익추구가 목적인 기업들을 설득한 배경엔 재생에너지 사용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고 인정한 기업문화와 국민정서가 한몫을 했다고 본다. IT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분야 중 하나가 인재 유치인데 환경 친화적 기업 운영을 약속하지 않는 회사는 기후변화에 관심 갖는 유능한 직원들을 잃을 위험성이 크단다.

더불어 미국에서는 많은 소비자들이 기업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는 업체들을 편들어 재생에너지 선택은 기존 전력을 대체하면서 비용을 절약하고, 시장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은 부럽기 그지없다.

그린피스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석탄과 ‘친구 끊기(unfriend)’를 요구했고, 아마존이나 애플에도 같은 변화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미국의 대기업 중 60% 이상이 온실가스 감축이나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또는 둘 모두의 목표를 설정하는 등 기업들도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전력 공급에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국가들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규제 없이 기업의 자발적인 재생에너지사용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반면, 앞서가는 선진국들은 시민들이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고 또 이런 요구에 기업이 반응한다. 기업이 친환경 의지를 가져야 기후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 발전을 통해 97%의 전력을 생산하는 듀크 에너지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원하는 구글 등 IT 분야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재생가능에너지 신규 요금제를 내놓았다.

애플 역시 전력 공급의 97%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싱가포르 현지 사업장에 30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태양에너지 혁신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반면 한국은 정부가 에너지요금을 원가이하로 고수하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

산업경쟁력이 떨어지고, 물가인상으로 정부 지지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사이 오히려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에너지 효율증대에 투자하면서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브랜드들과 경쟁할 근육을 키우는 대신 온실 속에서 가둬 약골을 만드는 셈이다.

석탄화력발전은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건강 악화로 인한 사회적비용을 제대로 계산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다. 미국의 경우 단일 국가 공급망이 아니라 여러 개의 지역 단위 전력 공급망을 운영해 20~30%의 전기를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부터 얻을 수 있었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에너지 효율과 재생가능에너지 증대 노력은 지구뿐만 아니라 기업을 경쟁력 있게 만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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