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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과 희망이 교차한 2015년

[환경일보] 2015년 한 해 한반도는 가뭄에 시달렸다. 댐은 바닥을 드러냈고 일부 지역에서는 사상 최초로 정부 차원의 강제급수제한이 시행됐다. 그럼에도 ‘물을 물 쓰듯 쓰는’ 인식은 나아지지 않았고 통합 물관리, 가뭄 컨트롤타워 설치도 요원하다. 암울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12월 초 파리에서 들려온 신기후체제 출범 소식은 세계가 ‘파멸’ 대신 ‘공존’을 선택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편집자 주>

<1> 신(新)기후체제 협상 타결 ‘파리협정’ 합의

 

<사진제공=환경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는 2주간에 걸친 협상 끝에 신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하고 파리 현지시각으로 12월12일 예정됐던 종료시한을 하루 넘겨 폐막했다. 세계는 파멸 대신 생존을 선택했다. 파리협정은 2020년 만료 예정인 기존의 교토의정서 체제를 대체하는 것으로, 협정이 발효되면 선진국의 선도적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모든 국가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 파리 협정 타결로 국제사회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 보다 낮은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2> 설악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승인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는 각종 절차 위반으로 지금도 논란을 빚고 있다. <자료제공=환경부>



환경 훼손 및 경제성 조작 논란으로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샀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지난 9월 승인됐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지리산 등 다른 국립공원과 인접한 지자체들 역시 형평성 차원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대대적인 난개발이 예상된다. 2차례나 환경훼손과 경제성 부족 등의 불허됐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환경훼손과 경제성 조작 논란에도 불구 통과되면서 ‘대통령 말 한마디면 안되는 게 없다’는 또 하나의 전례를 남겼다는 뒷말을 남겼다.

<3> 가뭄에 타들어가는 농심(農心)



1월1일부터 10월1일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754.3㎜로 평년(30년 평균치 1189㎜)의 63%에 그쳤다. 특히 평년과 비교해 서울·경기 43%, 충남 50%, 강원 52%, 충북 53% 등 중부 지방에서 낮은 강수량을 기록했고 국내 최대 다목적 댐인 춘천 소양강 댐 수위가 3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다행히 11월에는 평년에 비해 2.7배 많은 강수량을 기록해 해갈에 도움이 됐지만 1~11월 누적 강수량은 907.9㎜로 평년 대비 70% 수준에 그쳤다. 가뭄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제한급수가 시작됐고 특히 ‘벼’ 농사가 큰 타격을 입었다. 물을 구할 길이 없이 일부 논은 모내기조차 못했고 나머지 논도 모두 가뭄피해를 입어 벼 수확량이 크게 감소했다.


반복되는 가뭄으로 피해가 계속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은커녕 컨트롤타워조차 없어 2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하는 수자원 문제를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4> 폭스바겐 조작 사태

환경부 홍동곤 교통환경과장이 기자들을 상대로 폭스바겐 배출가스 제어장치 조작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기준을 측정할 때만 정화장치가 작동하고 배출가스 기준 시험이 끝나고 정상 주행을 할 때는 배출가스의 정화 장치가 작동하지 않도록 조작한 사실이 발각됐다. 미국 켈리포니아 배출가스 검사 담당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해 고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08년 이후 출시된 아우디A3, 파사트, 비튼, 제타 등 디젤 자동차들에 대해 미국환경보호청이 리콜 명령을 내렸다. 한국 역시 환경부가 11월 말 조작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리콜명령을 내렸다. 폭스바겐그룹 측은 이번 사태로 발생할 경제적 손실이 20억 유로(약 2조47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5> 중국發 스모그의 습격

 

중국 환경당국에 따르면 베이징 도심의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415㎍/㎥을 기록했으며 주중 미국대사관이 측정한 수치는 463㎍/㎥이다. 특히 베이징 도심의 일부 지역은 PM 2.5 농도가 500㎍/㎥을 기록하며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24시간 평균 25㎍/㎥)의 20배 수준에 달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스모그는 찬 공기와 함께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방법이 없다. 결국 기상예보를 챙겨듣고 마스크를 준비하거나 노약자는 외출을 삼가는 것 별다른 방법이 없다.

 

값싼 화석연료를 난방에 사용하는 중국은 겨울철이 되면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6> WHO, 햄·소시지 1군 발암물질 분류

WHO의 경고에도 불구 한국인들은 암을 걱정할 만큼 많은 양의 가공육을 섭취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햄·소시지 등의 가공육을 담배·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더불어 붉은 고기의 섭취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기존 연구들에서 가공육의 섭취가 직장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한 증거가 제시됨에 따라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고,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로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의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량은 매우 적은 편이라 발암 가능성을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연구가 진행된 외국에 비해 한국의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량이 적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7> 발암물질 ‘라돈’의 습격

지하철 노동자들이 고농축 라돈에 노출돼 폐암으로 사망하는 등 날로 심각해지고 있지만 라돈에

대한 권고기준만 있을 뿐, 법적강제기준은 없다.



지하철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폐암에 걸려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 역시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서울메트로(2013년)와 서울도시철도공사(2014년)가 역사, 터널, 배수펌프장 라돈 농도를 측정한 결과, 1~4호선 144개역 가운데 21.5%인 31개 역이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특히 길음역 배수펌프장은 기준치를 20배나 초과한 3029Bq/㎥이 검출됐다.


라돈은 1급 발암물질로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흡연에 이은 폐암 발병 주요 원인물질로 규정할 정도로 위해성이 높은 물질이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라돈의 기준치 148Bq/㎥는 유지기준이 아닌 권고기준에 불과해 어겨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환경부는 권고기준을 의무기준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입장이다.

<8> ‘용두사미(龍頭蛇尾)’ 화학물질 관리

구미 불산 사고 이후에도 화학물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시행 1년도

지나지 않은 화관법과 화평법은 후퇴하고 있다.



화학물질 관리 강화를 위해 제정된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개정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이 2015년부터 시행됐다. 한국은 모든 신규 화학물질 및 연간 1톤 이상의 기존 화학물질에 대해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법 시행에도 불구 화학물질 사고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지만 산업계는 “규제 법안만 강화돼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규제완화를 요구했다. 결국 정부는 시행 1년도 안 된 화평법과 화관법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당초 법 제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대한민국에서 ‘산업’ 내지는 ‘수출’ 경쟁력이라는 ‘요술봉’은 불가능도 가능케 만든다.

<9>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지난 4월 바레인에서 농작물 재배 관련일로 체류했던 국내 첫 감염 환자로 시작된 메르스 사태가 11월25일 마지막 메르스 환자 80번 환자가 사망하면서 사망 38명으로 종료됐다. 어쨌거나 사태가 종식된 것에 대해 정부는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지만 우리나라 감염병 방역수준의 민낯을 봤다는 지적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대책이 큰 실효성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은 메르스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고 전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들은 여당 반대로 증인 채택에 실패하면서 국정감사는 파행을 맞았다. 당시 야당 간사는 “1만명이 격리되고 확진환자 180명, 36명이 사망한 사태가 막을 수 없는 천재지변이었나? 청와대 수석 한 명 교체하고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10> 가습기살균제 피해

같은 주제를 수년 동안 거듭해서 10대뉴스로 선정하는 것이 옳으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180명이 넘게 사망했음에도 여전히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고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을 보면서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에서 선정됐다. 피해자들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가 아닙니다’라는 ‘그것이 알고 싶다’ 사회자가 말한 울림을 정부가 잊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하며 추위에 떨며 1인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보건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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