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는 125개국으로 결성된 경제기구로 1995년 1월 1일 출범했다. 무역장벽을 없애거나 감소시키는 목적은 1947년 시작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와 같지만, 무역의 범위를 지식 재산권과 서비스로까지 확대했다.

WTO는 실제 기구가 존재하며, 법적 구속력과 감시 기능을 갖춘 분쟁 해결 기구와 무역 정책 검토 기구를 갖추고 무역 분쟁을 직접 조정한다.

WTO의 원칙은 다른 국가에 우월한 권리를 행사하거나 외국 상품 및 서비스 차별 금지, 자유로운 무역 활동을 방해하는 무역장벽 최소화, 시장 개방을 통해 외국 기업이나 정부의 무역체계 예측허용, 공정하고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무역환경 조성, 후진국들을 고려하는 무역체계 등이다.

세계 환경산업 시장 규모는 2010년 8320억 달러, 2020년에는 1조865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WTO 환경상품협정(Environmental Goods Agreement, EGA)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중국·유럽연합등 17개 회원국이 참여해 환경상품에 대한 무관세화를 논의하는 복수국간 협상이다.

관세는 국제 무역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수입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하는 가장 일반적인 보호 무역 정책이다. 환경상품 수출입 관세를 없앤다는 것은 진검승부를 통한 국제시장질서의 대변혁을 예고한다.

특이 사항은 복수의 WTO 회원국이 환경상품 분야 품목에 대해 무관세화에 합의하고 자국 WTO 양허표상 해당 품목의 최혜국(最惠國) 대우 관세를 철폐함으로써 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회원국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었다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는 2014년 7월부터 현재까지 총 11차례 협상하며 340여 개 환경상품으로 대상 품목을 좁혀가고 있다. 대기오염관리, 폐기물처리, 에너지효율, 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정수처리설비, 하폐수 처리설비, 집진설비, 생물학적 여과장치 등이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는 민관T/F 협의를 거쳐 LED조명, 가스 컨덴싱 보일러·온수기, 리튬이온축전지, 탄소섬유, 열교환기, 파쇄·분쇄기, 인버터냉장고, 물 여과기, OLED 패널 등 46개 품목을 제안했다. WTO 환경상품협정 타결과 관련해서는 상반된 의견이 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환경상품 거래 장벽이 무너지면서 친환경 상품의 이용이 늘고 친환경제품들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반면, 타결이 임박했지만 국내 환경기업들처럼 대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품목에 포함된 환경상품들이 국경 없는 무한경쟁을 펼치면 내수시장 잠식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도 있다.

EGA 타결 후 우리 환경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환경부도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 대응을 당부하는 설명회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그간 소통부족을 아쉬워하며 업계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정보제공과 다양한 지원을 촉구했다.

지난 세월동안 적잖은 예산을 들여 키워온 환경기술의 민낯도 드러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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