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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날씨’와의 전쟁
[평창=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오는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약 100개국에서 5만여명이 참여하는 평창올림픽은 ‘하나된 열정(Passion.Connected.)’을 슬로건으로 100개 이상의 금메달이 수여되는 최초의 동계올림픽이며 3월9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50여국이 참여하는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제12회)도 열리게 된다.

동계올림픽은 기상이 대회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제21회 동계올림픽은 계속되는 비와 따뜻한 날씨로 인해 ‘제1회 봄 올림픽’이라는 비아냥거림을 감수해야 했다.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던 러시아 소치의 기온 역시 영상 10℃를 상회해 넴쵸프 전 러시아 부총리가 “소치 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걸림돌은 첫째 부패, 둘째 조직범죄, 셋째 날씨”라고 말하기도 했다.

‘동계올림픽은 날씨 올림픽’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기상정보가 경기의 진행 및 승패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2월 캐나다 월드컵 스키대회 당시 기상악화 예보에도 불구 경기를 진행하다 48명의 출전자 가운데 40명이 경기를 마친 상태에서 경기를 중단한 사례도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2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수단은 물론 대회운영위도 준비에 들어갔다. <사진=김경태 기자>



“동계올림픽은 날씨올림픽”

눈이 많이 내린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경기를 진행하기에 지장이 없다고 국제심판진이 판단하면 대회 시작 전 경기장 접근을 금지하는데, 이 기간에 갑작스레 많은 눈이 내려 경기장에 쌓이면 심한 경우 경기가 중단되거나 연기된다.

벤쿠버 올림픽 사례를 보면 24시간 내에 30㎝가 넘는 눈이 내리면 위험하다고 판단해 알파인스키(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활강)경기를 시작하지 않았다.

스키점프가 열리는 경기장, 출발지와 중간, 도착지의 온도 및 풍

속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 날씨측정센서를 설치했다.

이외에도 ▷17m/s가 넘는 지속풍 또는 순간풍속을 보이거나 ▷시야거리(시정)가 전체 코스 20m 이하인 경우 ▷6시간 동안 15㎜를 넘는 강수 ▷영하 20℃ 이하의 풍속냉각을 보일 경우 위험판단 기준이 된다.

스키점프의 경우 판단기준이 더욱 까다롭다. 기본적으로 눈이 내렸는지를 고려해 ▷4m/s 이상의 풍속 지속 ▷3m/s 이상의 순간풍속이 60도 이상 풍향 변화로 지속되는 경우 위험하다고 판단해 경기를 금지시킨다.

평창올림픽 경기장 역시 기상관측을 위해 25개소의 통합기상관측센서를 설치했다. 경기장마다 2~3개 이상의 센서를 설치하는데, 이는 출발장소와 경기장 내부, 도착점의 기온과 풍속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1월에서 2월 사이 크로스컨트리(알펜시아)의 경우 출발점은 -0.6℃를 보였지만 중간지점은 -1.5℃를 나타냈고 알파인스키의 경우 출발점 -6.3℃, 도착점 -2.4℃의 기온을 보였다.

기상조건에 따라 경기진행 여부가 결정되고 선수의 경기력이나 기록에도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경기장 내 위치별로 다른 기상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스키점프, 알파인스키의 경우 출발, 중간, 도착 3개 지점에 센서를 설치하고 봅슬레이, 크로스, 슬로프스타일 등은 2곳에 설치한다. 아울러 크로스컨트리, 노르딕복합, 바이애슬론 등은 출발과 중간 2개 지점에서 관측한다.

평창 2월 평균기온 -5.5℃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평창의 날씨는 어떨까? 과거 30년간 평균 평창 날씨를 보면 ▷12월 평균기온 -4.4℃, 평균강수량 36.8㎜ ▷1월 -7.7℃, 62.6㎜ ▷2월 -5.5℃, 53.6㎜ ▷3월 -0.5℃, 75.6㎜를 보였다. 특히 3월의 경우 대부분 영상권의 따뜻한 날씨로 인해 눈이 아니라 비가 오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30년 기상 통계를 볼 때 평창의 2월 평균기온은 -5.5℃, 2월 한 달 평균 25일 동안 눈으로 덮여 대회를 치루기에 무난하다.

그렇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뭄은 평창에도 영향을 미쳐 강설량이 절대 부족한 상태. 2018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또한 평균온도마저 들쑥날쑥하다.

스키점프대가 있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평창알펜시아.



평창의 2월 평균기온은 1983년에 -9.6℃까지 떨어졌다가 2004년에는 -0.4℃를 나타내 9℃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평균 강수량 역시 2005년 104.8㎜였으나 1980년에는 0.6㎜에 불과했으며 1979년 150.2㎝의 적설량을 기록한 반면 2006년에는 0.1㎝로 눈 없는 2월을 보내야 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평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지난 30년간 평창의 평균기온은 계속 올라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적설량도 줄고 있다.

특히 패럴림픽이 열리는 3월의 경우 지난 1974년 평균기온이 -4.5℃였으니 2002년에는 영상 5.0℃로 나타나 약 10℃ 상승했으며 평균 강수량 역시 1997년 66.4㎜인 반면 2011년에는 0.0㎜를 기록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상여건의 변화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며칠 사이 변덕스러운 날씨 변화로 인해 경기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높다. 특히 기온이 갑작스럽게 상승하고 여기에 비까지 내리면 미리 만들어놓은 경기장이 엉망이 돼 경기 자체가 무산될 위험이 있다.

미리부터 준비하는 기상관측 서비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알맞은 기상여건이 필수지만 그렇다고 하늘만 바라보며 운에 맡길 수는 없다. 기상청은 미리부터 기상관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눈이 부족할 경우에 대비해 2017년 2월부터 눈을 저장할 계획이다.

첨단 자동기상관측, 경기장 내 독립형 기상센서, 도로교통기상용 기상관측을 통합한 무선기반의 지능형 전송망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기상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개·페회식 기상예보와 성화봉송 구간 기상예보, 경기장 예보(초단기, 단중기 예보) 및 위험기상대응 등을 지원하며 올림픽 예보관을 미리부터 훈련시켜 조직위원회 경기운영 인력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기상청에서 파견한 올림픽예보관은 경기 전 선수단과 코치진들을 상대로 날씨 브리핑을 하게 된다.

<사진제공=기상청>



기상청은 지난 2013년 러시아 교육프로그램에 올림픽예보관 3명을 투입해 훈련을 시켰으며 같은 시기 미국에도 3명을 보냈다. 2014년에는 소치동계올림픽을 참관하고 미국 COMET 교육에 10명을 보냈고 2015년에는 평창현지 동계훈련에 34명을 보내고 미국 COMET에 9명을 교육목적으로 파견 보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기상 선진국들이 참여하는 ‘기상지원 수치예보 올림픽’도 열린다. 201년 캐나다 벤쿠버동계올림픽에는 실황예보 개선을 목표로 11개국이 참가했으며 2014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는 실황/단기 예보개선을 목표로 9개국이 참가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도 겨울철 산악지역에서의 강설 관련 물리과정 연구 및 고분해층 수치예측 기술 확보를 통한 성공적인 기상지원을 위해 수치예보 올림픽이 열린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스포츠기상 연구 활성화와 현업 초단기 수치모델 개선, 협업성과의 국제적 공인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모바일 관측차량이 라디오존데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풍선에 달린 관측장비가 하늘로 올라가 각종

정보를 생산하게 된다.



기상악화 대비 인공 ‘눈’ 준비

기상여건이 나쁜 상황에 대비한 기상조절도 준비하고 있다. 저장된 눈이 부족하거나 눈이 지나치게 적게 내려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수분이 충분한 구름에 인공 구름씨(빙정핵·응결핵)를 뿌려 원하는 지역에 강수를 내리는 것이다.

기상조절은 1946년 미국 GE사가 세계 최초의 항공실험을 시도한 이래 미국, 러시아(구 소련), 중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3년 최초로 인공강우 항공실험을 거쳐 1995년 인공증설 지상실험을 했으며 2001년에는 공군기를 동원해 항공실험을 한 바 있다. 2006년부터는 대관령 구름물리선도센터를 구축해 2008년 세계 최초로 항공레이더를 활용한 인공증설 효과를 검증한 바 있다.

미국은 서부지역 10개 주에서 인공증우(설)와 우박억제 실험을 거친 결과 15~20% 가량 비의 양이 늘어나는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중국은 대륙 전역에서 인공증우와 우박억제 실험을 수행해 14~30%의 증우효과를 거뒀다. 기상조절에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은 31개 성, 2235개 지역에서 3만700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8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인공강우를 위해 비행기가 구름 위로 올라가 CaCl²를 살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상청>



대관령 구름물리선도센터에서 인공강우를 위한 지상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기상조절 연구를 추진하고 있지만 8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특히 기상항공기가 없어 경비행기를 대여해 실험하는 등 매우 제한적인 규모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나라 기상청이 2008~2015년 사이 인공증설 항공실험을 23회 거친 결과 평균 1.0㎝(면적 100㎢)의 눈이 더 내리는 효과를 거뒀다

인공증설 지상실험 역시 2006~2015년까지 126회 거쳤으며 30%의 확률로 평균 0.6㎝이 눈이 더 내리는 효과를 거뒀다. 도입 예정인 다목적 기상항공기가 갖춰지는 2017년 이후부터는 더욱 활발한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다목적 기상항공기를 활용한 인공증설 기술이 갖춰지면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은 물론 가뭄 발생에 대비한 지속적인 실험 수행으로 수자원 확보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창동계올림픽까지 2년여가 남았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단은 물론 날씨와의 전쟁을 앞둔 이들의 준비 역시 벌써 시작되고 있다. <취재 및 자료협조=기상청>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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