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제주의 새로운 미래 Carbon Free Island Jeju by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자립을 통해 새로운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며 그 수단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를 선택했다.

특히 제주도는 지역 특성상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보급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전기차를 1회 충전하면 섬을 한 바퀴 일주할 수 있어 보급의 최적지로 꼽힌다. 여기에 정부가 나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100% 재생에너지만으로 모든 전력을 대체하게 될 에너지자립섬 가파도 <사진=김경태 기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200MW 개발


‘탄소중립 제주’는 3단계로 나눠 추진되며 먼저 ▷1단계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와 탄소 없는 섬 가파도 등 시범모델을 구축했으며 ▷2단계로 2020년까지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자동차, 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을 통해 기반 구축에 나선다. 오는 ▷2030년에는 최종 3단계 화석연료 사용 없는 녹색도시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1420MW를 개발해 전기에너지의 50%를 생산하고 2030년에는 3200MW 개발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자동차 37만7000대를 100% 전기자동차로 바꿀 계획이며 2020년까지 제주 전역으로 스마트그리드를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자동차 37만7000대를 전기자동차로 바꿀 계획이다. <자료제공=제주도청>



 전기자동차 인프라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2015년 현재 2406개의 충전기를 올 연말까지 4180기(급속 115, 완속 4065)로 확대하고 이후로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승용차 외에도 전기버스, 택시, 렌터카, 셰어링 등 보급 다양화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폐 배터리 활용, 전기차 중고시장 형성 등 다양한 산업화 방안도 마련한다.

제3회 국제전기차 엑스포 개최

제주도는 전기차 특화도시의 일환으로 지난 18일부터 열린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는 세계 유일의 순수 전기자동차 행사로,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해외 자동차업체, 배터리업체 등 145개 업체가 행사에 참여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개막 기자회견에서 “제주도에는 2800여대의 전기차가 보급됐고 올해는 4000대를 보급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며 “제주도는 기술적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는 동시에 산업적인 측면에서 전기차를 받아들여 가는 과정의 경험, 문제 해결방법을 앞장서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3회 전기차 국제엑스포에는 145개 업체가 참여했다. <사진제공=제주도청>



이번 전기차 엑스포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일렉트릭’ 신차 발표회를 열고 국내 최초로 차량을 공개했다. 지난 1월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된 친환경 전용 플랫폼 ‘아이오닉’의 2번째 차량으로, 현대차가 처음 양산 모델로 생산하는 전기차다.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곽진 부사장은 “당장 몇 대를 판매하느냐보다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26개 차종으로 글로벌 2위 브랜드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2000년대 초반 이후 LPG 충전소가 늘면서 LPG 차량도 늘었다. 전기차 역시 관련 인프라가 확대되면 수요 확대는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최초의 상용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제주 전기차엑스포에서 공개했다.

<사진=김경태 기자>



에너지자립섬 가파도


에너지자립섬 시범모델인 가파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제주도 서남쪽 모슬포항에서 약 5.5㎞ 거리에 위치한 가파도는 0.85㎢의 면적에 126세대, 245명이 살고 있다.

11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기차 및 태양광 보급, 전선지중화, 풍력발전기 설치, 스마트그리드 등을 설치했다.

현재 250kW 풍력발전 2기, 3kW 태양광 37가구, 3850kWh 저장장치가 있으며 오는 6월까지 전력저장시스템이 추가되면 디젤발전 없이 재생에너지만으로 24시간 전력공급이 가능해진다.

또한 4대의 전기자동차와 전기오토바이 5대가 시범 보급됐으며 완속충전기도 3기 설치됐다. 지금까지는 인근의 마라도에 밀려 관광지로서 매력이 없었지만 탄소제로 시범관광지 조성으로 관광 활성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는 섬이다.

제주도는 전기차, 태양광 보급 등을 담당하며 한국전력은 전력망지능화, 스마트미터기 보급 및

운영 등을 맡고 있다. <사진=김경태 기자>



‘석면 슬레이트’ 지붕은 어쩌나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 제주’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국가 전체에 비하면 일부분이지만 제주도는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관련 산업의 해외 수출까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부족한 점도 눈에 띈다. 전기차 보급에 예산 98%가 집중되면서 인프라 구축에는 고작 2%만 투자하고 있고 고속충전기 보급도 너무 늦다. 아울러 농업이나 어업 등에 많이 이용하는 트럭을 대체할 수단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저에너지 구축도 쉽지 않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해안동 열병합발전시설은 오염물질 배출 우려 때문에 주민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21세기 친환경에너지의 상징인 태양광발전과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상징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공존하는 가파도 <사진=김경태 기자>



아울러 가파도의 경우 재생에너지 보급에는 성공했지만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된 집의 지붕은 여전히 슬레이트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설치된 슬레이트 지붕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함유하고 있어 환경부에서 보조금까지 줘 가며 개량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가파도 주택 대부분은 슬레이트 지붕에 페인트만 칠한 상태다.

재생에너지 보급에 쏟아 부은 118억원 가운데 10%만 떼어 슬레이트 지붕 교체에 사용했다면 주민들이 1급 발암물질 노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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