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설치된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발표가 재작년에 있었고, 작년엔 학교명단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학교는 미래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익히며, 사회를 체험해가는 중요한 장소고,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놀며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학교 경영악화 등 조건이 열악해 질수록 운동장 면적도 줄고, 설상가상 많은 비용을 들여 설치한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부모들의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2014년 하반기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로 국제공인 시험검사기관인 FITI시험연구원은 학교운동장 인조잔디(화일) 및 충전재 유해성을 분석했다.

대상은 2010년 이전 건립한 1,037개 학교 전체인데 점검결과 총 174개교 운동장 인조잔디 파일 및 충진재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지원기관별로 보면 문체부 지원 학교 51개/315개교, 교육청 88/572개, 지자체 28/138개, 기타 12/138개교다. 인조잔디는 일정기간 설치와 이용, 관리에서 편리함이 돋보이지만, 침출수가 발생하고 유해물질로 인한 질병 유발, 넘어졌을 때 사고, 세척 시 화학약품 사용, 내구연한 이후 교체 등 문제가 지적돼 왔다.

경기도 한 중학교의 경우 납이 기준치(90㎎/㎏)를 87배 초과했고, 부산시 모 초등학교 충전재에서는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 합계가 기준치의 8배를 넘기도 했다. 암이나 아토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준치에 비해 적게 나왔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는데 경북 모 고등학교 인조잔디 충전재에서 납이 87㎎/㎏ 검출된 것처럼 기준치에 거의 이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학교 인조잔디는 접촉 인원이 많고 접촉 빈도수가 높아 훼손이 빨라 학생들이 유해물질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학교체육시설로서 인조잔디는 기술표준이 갖춰지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설치된 경우 안전성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1년에 2회 이상 잔디 파일 세우기나 청소, 고무분말 충전 및 교체와 같은 체계적 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의 유해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재정의 열악함 등으로 인해 전국 교육청 중 절반은 문제가 된 학교들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가 작년 5월부터 12월까지 수도권 소재 30곳 초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과 우레탄트랙의 유해물질 실태 조사결과 우레탄트랙 25개 중 13개가 한국산업표준(KS) 납 기준치 90mg/kg를 초과했다고 했다. 인조잔디의 경우 모두 기준이내였다고 밝혔지만, 이전 조사대상과 차이가 있어 보다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어린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환경안전을 위해 진단과 시설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학교운동장 인조잔디는 그나마 검사라도 했지만 그 외 장소들은 제대로 점검도 되고 있지 않다.

수많은 놀이터와 공원에 설치된 폐타이어 매트 역시 인조잔디와 마찬가지로 질병 유발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정부와 지자체, 관련기관들의 관심과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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