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던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역시 예상 수준을 넘지 못했다. 국정감사 첫날 환경부에 대한 질의에서부터 준비되지 않은 국감을 보였다.

야당의원들은 부족하나마 자료라도 준비해서 배포하는 등 노력한 반면, 여당의원들은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고, 그 나마 수시로 자리를 비워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전 준비와 전문성이 확연히 떨어지는 초보 국회의원들은 너 나 없이 구미 ‘불산유출 사고’를 붙들고 감성적 표현으로 정부 질책에 바빴다.

2013년 환노위 국정감사에서는 폐광산지역의 환경정화작업이 졸속으로 진행됐고, 환경부 조사 광산 57개소 중 약 68%인 39개 광산에서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했으며, 하천수·갱내수의 수질기준 초과 등 광해방지사업의 허실을 밝히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국정감사 시 지적을 계기로 광산지역에 대한 조사와 정화,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사업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후속조치는 분명치 않았다.

2014년 여야가 150여일 간 진통을 겪은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미루고 미루던 국정감사가 마침내 열렸지만, 기대를 모았던 분리국감은 불가능했다.

환노위 보좌진들은 새로운 아이템 찾기에 동분서주하다 결국 별 내용 없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국감이 끝나면서 환노위 국감을 과연 계속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남겼다.

2015년 제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예상했던 대로 의원들의 관심이 온통 지역구 챙기기에 집중된 상태에서 첫날 ‘설악산 케이블카’를 두고 공세와 반박이 이어지며 아까운 시간들을 때웠다.

제20대 총선이 본격적인 상황에 돌입했다. 치열한 선거전이 끝나고 국민의 평가에 따라 국회의원들이 새로 자리 매김하고 상임위가 구성될 것이다.

정말 바라는 것은 제19대에서 보여준 역대 최악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재현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각 정당에서 국민을 위해 뛰겠다고 눈을 크게 뜨고 주먹을 꽉 쥔 공천 받은 후보자들 중 환경과 도시계획, 지속가능발전을 내세운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탈락한 예비후보들 중에는 환경 경력을 가진 후보자들이 여럿 있어 기대를 모았지만, 공천의 고개를 넘기에는 이슈가 약했나보다.

당은 그렇다 치고 야당에서도 환노위로 보낼만한 후보는 없다. 정당별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해 선정한 기준에 환경은 배제됐다는 의미일까. 충분히 궤도에 올라 환경은 더 이상 국민행복을 위해 고려할 대상이 아니라는 말인가.

거의 매일같이 미세먼지로 인한 주의보 등이 발령되는데도 기껏 한다는 조치라는 것이 마스크 쓰고, 물 많이 마시고, 외출 자제하라는 수준인데도 말이다. 턱없이 싼 물값, 전기값에 진실을 판단할 기준을 잃어버린 국민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후보를 선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욕심내자면 환경노동위원회라는 타이틀에서 ‘환경’과 ‘노동’도 분리되길 기대한다. 골치 아픈 주제라고 묶어 어느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계속 방치해서는 안된다. 무슨 생각으로 국회에들 가려는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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