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지만, 사회문제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과거 가족이나 마을이 성장의 구심점이었지만, 이제 원심력으로 작동하면서 집단이기주의 극대화로 여기저기서 사회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전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대한민국에 맞는 지속가능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 미래를 내다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하다.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면 사회구성원들 개개인의 희생을 딛고 산업, 경제, 정치, 민주 부문에서 괄목할 발전을 이룬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소득양극화, 저출산, 자살율, 노인 빈곤율 등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할 위기상황 역시 진행 중이다.

더 큰 위기는 국가의 성장을 더 이상 내 성장으로 보지 않는 의식의 변화다. 내 할 일은 뒤에 두고 국가가 날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먼저 꺼내 보이라는 식이다.

시민은 유권자, 구성원, 소비자로서 전 분야에서 역할을 한다.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시스템이 중요한데 컴퓨터 부품하나 하나가 중요하듯 개인 한사람이 중요하다. 그래서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시스템설계와 운영이다.

미국의 경우 정부가 시민행동을 주도하기보다는 시장의 흐름에 의지한다. 금요일엔 고등학교 미식축구, 토요일은 대학 미식축구, 일요일은 프로 미식축구를 실시해 기본적인 쉼의 기반을 준비했다. 시장의 힘으로 리듬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소비활동이 이어진다.

독일은 공학기반이 강해서 신호등, 주차장 하나라도 치밀하게 설계해 시민행동을 유도한다. 국가는 제도와 시스템을 설계하지만, 시장의 힘에 의해 형성되는 변화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이 시민정신, 자율적 판단과 존중,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간행태를 유도할 제도는 관심을 갖고 찾다보면 나온다. 독일의 경우 개인주택 매매시 토양오염내역서 첨부가 의무화돼 만일 거주기간동안 토양을 오염시켰다면 벌금을 물어야 거래가 가능하다. 개인의 재량권이 이기심으로 인해 부정적 방향으로 흘러갈 때 통제할 시스템이 준비돼 있다는 말이다.

국가는 어떤 제도와 교육을 통해 개인들에게 시민정신을 고취시킬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이웃과 공동체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인 이익과 능력발휘를 극대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먼저, 개인의 특성을 존중하되 국가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문제해결을 위해 과학지식을 활용하고, 엄격하고 일관된 운영역시 병행돼야 할 것이다.

서양은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진행되는 선적 사고, 시스템적 사고(system thinking) 스타일인 반면, 우리나라는 나보다 상위의 큰 것부터 의식하고 우선시 하는 면적사고를 한다. 상대주의적이며, 직관이나 통찰에 의한 통합적사고 스타일이다.

우리 정부는 개인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저력들이 열매 맺도록 방법을 찾는데 힘써야 한다. 경제에서 산업화, 정치에서 민주화, 사회에서 시민화, 시민정신이 돼야 상생으로 이어지고 갈등도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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