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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환경 특집②] 친환경 가구 어떻게 고를까?

[환경일보] 현대인들은 실외보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다. 그런데 실내공기는 실외공기에 비해 10배 이상 오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실내공기 중 폼알데하이드와 톨루엔,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농도가 실외공기에 비해 4~14배 높았고 박테리아 농도 역시 7~15배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 수가 연간 최대 600만명인 데 비해 실내공기 오염에 의한 사망자는 280만명에 달하고 실내 오염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1000배가량 높다고 경고했다.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물질의 발생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가구다. 잠을 자는 침대와 침구류에는 집먼지 진드기가 뒤범벅돼 있고 천으로 만든 쇼파에 앉을 때마다 먼지 구름이 방출된다.

 

옷장에서도 각종 오염물질이 발생하며 드라이클리닝을 한 옷에는 각종 화학물질이 붙어있다. 책상이나 책장 등에는 접착제와 방부제 등으로 인한 폼알데하이드, 휘발성유기화합물질 등이 뿜어져 나온다.

 

가구시장에 ‘녹색 바람’ 솔솔

실내공기가 나쁘면 두통, 어지러움증, 피로나 권태감, 짜증 등이 늘어나며 점막을 자극해 눈이나 코가 따갑거나 가려울 수 있고 비염, 기관지염, 기관지 천식 등 호흡기 질환 환자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당신이 가구를 고를 때 우선시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디자인, 가격, 내구성만 따져왔다면 이제 환경을 더해보자.

 

최근 건강한 주거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가구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는 친환경 가구가 아니면 소비자를 사로잡지 못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현재 국내 가구업체는 친환경 가구 생산을 인증받기 위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 이하 환경산업기술원)에서 환경 인증을 받고 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가구는 환경산업기술원에서 발급한 환경마크를 부착해 일반 가구와 차별화시킨다.

 

이 인증은 제품의 전 과정, 각 단계에 걸쳐 에너지 및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오염물질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에 환경마크를 인증하는 국가 공인제도다.

 

▲(왼쪽부터)환경산업기술원 손은미, 김영민 연구원

환경산업기술원 인증1실 손은미 전문연구원은 “환경인증을 원하는 업체는 제품이 해당 기준에 맞는지 직접 사전검사를 거친 뒤 인터넷으로 기술원에 신청하면 된다”며 “이후 기술원에서 1차 검토 후, 신청 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실제로 현장에서 생산하고 있는지 랜덤 샘플링(시료 채취 후 시험기관 의뢰)을 하는데 그 다음 심의위원회 상정을 통해 과반수 찬성에 의해 승인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모두 ‘친환경’
이처럼 같은 용도의 다른 제품에 비해 ‘제품의 환경성’을 개선한 경우 그 제품에 로고(환경마크)를 표시함으로써 소비자(구매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인증1실 김영민 전임연구원은 “환경마크 인증을 획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의무 구매 혜택이 주어진다”며 “공공기관에서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법적 조치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환경마크 제품을 알고 선호 의사를 밝히면, 기업이 자발적으로 친환경제품을 개발·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환경마크 인증을 받은 가구는 납, 카드뮴, 수은 등 유해물질 함유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페인트를 사용해야 하고 폼알데하이드,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실내공기 오염물질 방출량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어야 한다.

 

국내, E1등급 이상이면 사용 OK
한편 환경산업기술원에서 수행하는 환경인증은 완제품만 해당된다. 친환경 가구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원자재부터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가구를 만들 때 목재(원자재)에 접착제를 사용하는데 접착제에서 WHO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 폼알데하이드가 방출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가구에 사용되는 목재의 등급은 폼알데하이드의 방출량에 따라 ▷슈퍼E0(SE0, 0.3mg/ℓ 이하) ▷E0(0.3~0.5mg/ℓ) ▷E1(0.5~1.5mg/ℓ) ▷E2(1.5mg/ℓ 이상) 4단계로 구분된다. SE0 등급이 폼알데하이드가 가장 적게 방출되는 제품이다. 여기서 E0(Emission Zero)는 유해물질이 제로란 뜻이지만 실제로는 리터(ℓ)당 0.3~0.5㎎이 나온다. 폼알데하이드 방출량이 적을수록 원자재 가격은 비싸진다.

 

국내는 현재 E1등급 이상을 실내 가구용으로 사용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목재등급은 E0 가 가장 높다.

 

이케아, E0등급 선보여

▲EO등급 목재 사용을 선언한 이케아로 인해 현재 국내 가구업계 판도가 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친환경 가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이케아>

목재 등급에 대한 관심은 스웨덴 가구 기업 이케아(IKEA)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뜨거워졌다. 이케아가 한국에 자리 잡은 지 1년이 지난 현재,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성공적 진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성공요인에 ‘친환경 가구’라는 이미지가 한몫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케아 코리아 김지훈 PR매니저는 “이케아가 사용하는 목재의 50%가 재활용 나무 및 FSC 인증을 받은 숲의 나무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2020년까지 그 비율을 100%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FSC(국제삼림관리협의회)는 목재를 채취, 가공, 유통하는 전 과정을 추적하고 관리하는 친환경 인증 단체다.

 

또한 김 매니저는 “국내 인증시험소에서 친환경 등급을 국내 규정에 준수해 시험한 결과, 대부분의 이케아 가구의 친환경 등급은 E0”라며 “자재의 등급과 완제품 유해성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공 시 발생하는 폼알데하이드를 고려해 자재 등급 시험(데시케이터법)뿐 아니라 폼알데하이드 시험법 중 완제품에 가까운 상태로 시험이 가능한 챔버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케아에 따르면 국내서 판매되는 제품 모두 국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도 선보이면서 긍정적 효과를 얻고 있다. 그 예로 이케아 PS굴홀멘 흔들의자는 바나나 섬유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바나나 나무는 열매를 맺으면 바로 죽어 버려지는데, 버려지는 바나나 섬유로 흔들의자를 만들어 친환경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유럽 기준에 맞춘 E0등급 목재를 사용하는 이케아의 선언에 국내 가구업계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대형 가구업계를 중심으로 E1에서 E0등급으로 격상한 목재 사용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다.

 

환경산업기술원 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실내 사용가구 규제를 E0로 하기 위해 검토 중에 있다”며 “E2에서 E1으로 빠르게 규제가 가능했던 것처럼 E0로도 빠른 규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SE0 기준 역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업체들도 친환경 동참

가구분야에서 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환경마크 인증을 최다 보유한 기업인 ‘코아스’는 1984년 ‘한국OA’라는 이름으로 설립해 국내 최초로 OA 시스템 사무가구를 도입했다.

 

코아스는 국제 협약 및 정부정책에 맞춘 엄격한 친환경 생산 체계하에 환경오염 물질과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하고, 사용자의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품 생산은 파주1공장에서 주로 이뤄지며 행정자치부, 충남도청 등 다수의 공공기관에 환경마크 인증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생산 가구 목재등급 모두 ‘E0’
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마크는 원자재만을 가지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완제품에 대한 인증을 뜻한다. 코아스는 사무용 목제가구 인증인 EL172와 사무·학습용 의자 인증인 EL175를 1200종 보유하고 있다.

 

코아스 품질관리팀 김용한 차장은 “가구는 크게 목재, 금속(도장), 플라스틱(합성수지) 3가지로 분류해서 보면 된다. 그 중에서 가장 비율이 높은 것이 목재다. 코아스에서 사용하는 목재 등급은 모두 E0다”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목재는 PB(파티클보드)로, PB는 목재입자에 접착제를 넣어 굳혀 만들기 때문에 폼알데하이드가 방출되는데, 김 차장은 “접착제는 한번 붙이면 성분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실제로 사후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하지만 자체 분석장비와 시스템을 갖춰 친환경적인 PB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코아스가 사용하는 PB는 모두 E0등급이며, 자체 분석장비와 시스템을 갖춰 친환경적인 PB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체 테스트로 인증비용 최소화
김 차장은 환경마크 인증 비용은 1년에 1억원 정도라며, 코아스 같은 경우는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 인증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아스 품질인증 실험실

폼알데하이드 방출량 측정 방법은 ▷대형쳄버법 ▷소형쳄버법 ▷데시케이터법 총 3가지로 나뉜다.

 

대형쳄버법은 체험관에 완제품을 넣고 방출되는 VOCs(휘발성유기화합물)나 폼알데하이드를 측정하는 것으로, 비용이 비싸고 기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으며 실제로 폼알데하이드 방출량이 기준치 이상일 때 무엇이 원인인지 확인이 어렵다.

 

소형쳄버법은 작은 사이즈의 시편을 통 안에 넣어 7일 동안 깨끗한 공기를 주입시키며 방출량을 확인하는 것이다.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나 공인인증기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데시케이터법은 목재를 50×150 크기로 잘라서 증류수를 담은 테스트 통에 올려 뚜껑을 덮은 상태에서 24시간 동안 폼알데하이드를 방출시키는 방법인데, 폼알데하이드 자체가 수용성이라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증류수에서 화학발생을 시켜 분석기로 측정하는 것이다.


김 차장은 “코아스가 사용하는 방법은 데시케이터법으로, 습도와 온도에 따라 폼알데하이드 방출량이 달라질 수 있어 일정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목재를 방치한 뒤 테스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렴한 테스트 장비일수록 정확도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업체 자체적으로 측정해 보는 것이 인증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주)코아스는 목재를 50x150 크기로 잘라서 증류수를 담은 테스트 통에 올려 뚜껑을 덮은 상태에서 24시간 동안 방출시키는 방법인 데시케이터법을 활용해 PB의 폼알데하이드 방출량을 분석 측정한다.


 

가구업체 대부분 영세해 지원 필요
우리나라 가구 규제는 목재에 한해서만 관리되고 있어 외국보다 규제가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가구업체 대부분이 영세해 E1이 아니라 E0를 무조건 사용해야 한다고 하면 운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실제로  환경마크 기준으로 규제 강화 여부에 대한 공청회가 개최됐을 당시 많은 가구 업체들이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환경마크 인증제품은 공공기관의 친환경상품 의무구매 대상으로 조달청을 통한 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중소 가구업체들이 공공기관 조달시장에 쉽게 접근하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엉터리 친환경 인증 주의 필요

▲E1은 친환경 등급이 아니라 유통 가

능한 최소한의 등급이다.

친환경 가구 선택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앞서 설명한 정부기관의 환경마크를 고르는 것이다. 각종 사설협회나 업체에서 남발하는 인증은 객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아 믿기 어렵다.

 

해외의 경우 국내보다 좀 더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 E0보다 더한 슈퍼E0를 쓰도록 강제하고 있고 독일을 비롯한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의 유럽 국가들은 E1 이하의 자제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학생용 가구는 무조건 E0등급 이상을 사용하도록 강제한다.

 

우리나라 역시 E1 등급을 받은 가구는 다른 가구보다 친환경적인 가구라는 의미가 아니라, 판매가 가능한 최소한의 등급을 받았다는 의미다. 그보다 등급이 떨어지면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환경 가구라고 홍보를 하려면 적어도 E0 등급 이상은 받아야 한다.

 

가구 자재와 가구의 인증은 전혀 다르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일부 건축자재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인증한 나무를 사용한 제품을 친환경 가구라고 홍보하며 가구업체들이 이를 사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좋은 나무를 사용했어도 가구로 만드는 과정에서 접착제 등 각종 화학물질이 첨가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좋은 가구는 가구소재, 접착제, 마감재, 코팅제 4가지 모두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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