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9시경 일본 남부 규슈 지방 구마모토 현에서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했다. 16일 새벽에도 다시 진도 6의 강진이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확인된 경우만 수십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당했으며, 20여만명이 긴급 대피했다. 고립인원은 파악조차 안되고 있다. 41만 가구에 물이 끊기고 20만 가구가 빛을 잃으면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악의 자연재해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 일본 지진 발생 후 30여 시간 만에 태평양 반대편에서도 강진이 발생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일본에서 1만5000여㎞ 떨어진 남미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서쪽으로 170㎞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수십명이 사망하고, 건물과 다리가 파괴되고, 공항관제탑이 무너졌다.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에콰도르 지진 후 7시간 뒤에는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피지에서 각각 규모 5.8, 4.9의 지진이 일어났다.

채 이틀이 안되는 기간동안 아시아와 미주 대륙, 오세아니아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지역에 강진이 잇따르면서 환태평양 지진대인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지진의 90%, 규모 7.0 이상 대형 강진의 80%가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일본과 인도네시아, 칠레 등은 상습 지진 피해국이다. 전문가들은 수치상의 증가만으로 지진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하지만, 일부 국가들의 경우 지진 발생지역이 내륙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구마모토 지진 이후 부산과 경남 주민들이 흔들림을 감지하고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일본에 비교하자면 상대적으로 지진이 덜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태평양판과 필리핀판의 안쪽에 있는 경우에도 큰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다. 1976년 7월 중국 탕산에서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24만명이 사망했고, 지진 안전국이라던 아이티에서도 2010년 20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대규모 지진참사가 발생했다.

삼국사기와 고려사 등을 보면 오래전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해 사람들이 사망하고, 속초부근 바다가 지진으로 터졌던 기록이 있다. 한반도에서도 규모 6.0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일본은 오랜 동안 지진의 피해를 겪으며 건축이나 방재, 대피방법 등에서 나름 지진대비 및 발생 시 노하우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 구마모토현 지진에서는 과거와 다른 형태로 인해 피해가 컸다고 분석한다.

강진 후 16배 더 큰 강진이 또 발생하고, 3곳에서 연속 강진이 발생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지진에 꼼짝없이 당하고 만 것이었다. 우리도 남의 일 보듯 말고 발생 가능한 지진을 대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할 때다.

우선 지진에 대한 교육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 국민 대부분은 지진과 관련해 거의 경험이 없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안전수칙을 알리고, 분야별 지진대비 계획, 예산 등을 하나씩 실천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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