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의 결과 누리는 편익이 있지만, 또 한편 발생하는 각종 환경오염은 깨끗한 물과 공기, 쾌적한 환경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만든다. 일단 오염되면 다시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기 어려운 것이 환경인데 특히 토양이 그렇다.

폐기물, 폐유, 유독물 등으로 오염된 토양은 정화를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토양으로서의 기능 회복은 장담할 수 없다. 토양의 중요성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육상생태계의 터전으로서 생명을 품고, 식물과 나무를 자라게 하고, 인간에게 필요한 각종 먹을거리를 생산해낸다. 반면 토양의 오염은 바로 식량생산을 저해하고, 오염된 음식물 섭취로 건강에 직접적인 위해를 초래한다.

선진국들이 대기오염, 수질오염 보다 토양오염을 더 심각하게 다루고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이유는 비가시적인 특성으로 인해 오염여부와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고, 일단 오염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특성에서다.

독일의 경우 가정에서 자동차 엔진오일을 교환하다가 기름 몇 방울만 흘려도 호들갑을 떨고, 이웃에서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발생한다. 토지매매시에는 토양오염이력서를 첨부해 정화여부를 확인 후 거래가 이뤄지도록 제도화 되어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이고 사회적책임의 실천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차량으로 불과 1시간 남짓한 거리에 떨어져 있는 경기 지역에서는 아직도 공무원의 안일한 사고 아래 온갖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최근엔 서울 모처 과거 주유소 부지에서 공사중 발견된 오염토양을 쌓아두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자체 공무원 감시의 눈길이 소홀한 틈을 타 인근 경기도 공사현장으로 옮겨 불법 매립하는 일이 발생했다.

분명히 별도의 매립장에서 안전하게 보관해야할 건설폐기물들이 하룻밤 자고나면 무고한 논밭에 쏟아 부어지기도 한다. ‘내가 곧 법’이라는 식의 지자체 공무원의 오만하고 안일한 사고로 인해 하천제방공사에 수십만톤의 폐기물이 불법 사용된 일도 있다.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꼭 필요한 환경규제들이 힘을 잃어가는 상황을 그저 환영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환경오염과 더불어 새로운 동력 창출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경제활동으로 인해 각종 오염이 가중됐던 중국이 앞으로 토양 및 고형폐기물 분야에 800조원 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식량안보와 밀접하게 관련되는 토양 분야에 대한 투자가 물과 대기 분야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은 환경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환경보호는 생산력을 보호하고, 환경개선은 생산력을 개발하며, 잘 보존된 환경은 가장 좋은 공공재’라며 전폭적인 환경개선 의지를 천명했다.

가장 바람직한 사회책임행위는 나로 인해 어떤 토양오염이 발생할 수 있을까 예측하고 이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을 공표하고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

과연 누가 토양환경보전을 위해서, 미래 후손들을 위해서 진솔하게 움직이고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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