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영화경선부문에서 장편 대상과 관객상을 차지한 영화 '하우 투 체인지 더 월드' |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서울환경영화제 수상작이 발표됐다. 총7개부문의 시상의 '국제환경영화경선' 부문에서는 영국의 제리 로스웰 감독의 ‘하우 투 체인지 더 월드’ (영국/네덜란드)가 장편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단편 대상에는 호주 하이디 리 더글라스 감독의 ‘피고인들(호주)’’이 선정됐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중국 자오리앙 감독의 ‘베헤모스(중국/프랑스)’가 수상했다. 한국환경영화경선 부문은 김영조 감독의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대상과 관객심사단상을 차지했으며, 우수상은 ‘핵마피아(김환태)’가 선정됐다.
2004년에 첫 발을 내디딘 서울환경영화제는 부분경쟁을 도입한 국제영화제로, 매년 세계 각국 100여 편의 우수한 환경영화를 발굴하고 소개해 왔다.
국제환경영화경선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한 ‘하우 투 체인지 더 월드’는 현대 환경운동의 대명사가 된 그린피스의 40여 년간의 길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영화를 만든 제리 로스웰 감독을 만나 그가 꿈꾸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리 로스웰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삶의 가치를 찾기 위한 질문을 던졌다. |
Q. 수상소감은?
A. 전혀 기대하지 못한 일이다. 한국의 첫 방문인데 역동적인 이미지만큼이나 흥분되는 일이다. 기쁨과 감사를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Q.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A. 그린피스는 작은 보트 안에서 시작해 지금은 세계 51개국에 사무소를 가진 국제환경보호단체다.‘하우 투 체인지 더 월드’는 그린피스의 그러한 변화과정을 담고 있다. 그린피스의 본부가 있는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박물관에서 1대 대표인 로버트 헌터가 지은 책을 보고 흥미를 가지게 돼 제작했다.
변화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평범하지 않은 목적을 여럿이 함께 이룰 때에는 그 정도가 더 할 것이다.
영화를 통해 살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가치 충돌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에 대해 묻고 싶었다. 좋은 영화는 삶의 방식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개인이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Q.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우리는 지난 3~40년간 소득창출에 집중해왔다. 돈에 집중하는 것은 네델란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사회구조는 기술적으로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등의 문제에 공백을 가져왔고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했다.
이제는 사회구조가 변화해야 한다. 환경오염을 쉽게 생각하는 이들은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환경을 무시한다. 중요한 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해야 한다.
Q. 이번 영화제 출품작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은?
A. 기후변화에 대한 5대륙 6개국의 이야기를 담은 에비 루이스 감독의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라는 영화다. 영화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지금의 환경문제가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Q.어떤 삶을 꿈꾸는가?
A. 세상은 나에게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너무 많은 생각에 치일 때 이것을 거르고 멈추게 하려고 작은 텃밭에서 농사를 짓곤 한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조화로운 삶을 살기를 바란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과의 대화에서 의미 있는 영감을 얻었다. 그들의 고민에 공감하면서 젊은이들이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Q.앞으로의 계획은?
A. 경제 부흥기, 가짜 와인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Saur Grapes(신포도)’를 준비하고 있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와 아르테에서 방영될 예정으로 르우벤 아틀라스와 공동연출한 작품이다.
다큐영화의 예측 불가능성은 영화감독으로 느낄 수 있는 가장 짜릿한 일이다. 세상이 주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에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과정은 새로운 즐거움이다.
기후변화 대응도 마찬가지다. 기성세대들은 종종 부정적인 대답을 내놓기도 하지만 지금 하는 행동이 훗날 의미 있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또 다시 찾아 올 예측 불가능성을 즐기겠다.
shr8212@h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