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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일보] 고현준 기자 = 제주에도 말라리아 매개모기가 22.1%나 분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말라리아 위험지역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최근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원장 조인숙)에 따르면 제주도 내 6개소를 대상으로 지난 2015년 4월부터 10월까지 말라리아 매개모기 분포 및 병원체에 대한 연구결과 제주시 북부 지역 6개 지점에서 6속 10종 1180마리 모기를 채집했고 이 중 말라리아 매개모기인 중국얼룩날개모기는 261마리(22.1%) 채집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의 종별 채집률은 빨간집모기 40%, 중국얼룩날개모기 22.1%, 작은빨간집모기 16.4%, 큰검정들모기 9.7%, 반점날개늪모기 4.2%, 토고숲모기 3.7%, 금빛숲모기 2.4%, 줄다리집모기 0.7%, 흰줄숲모기 0.4 %, 하토리숲모기 0.2% 순으로 채집됐다는 것.

이 같은 모기 채집 결과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중국얼룩날개모기뿐만 아니라 뎅기열 매개모기인 흰줄숲모기, 웨스트나일열 매개모기인 금빛숲모기, 빨간집모기, 사상충 매개모기인 토고숲모기 등 서식이 확인됨에 따라 감염병매개체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말라리아 유행지역은 아니지만 유행지역 복무군인에 의한 말라리아 환자가 종종 발생하고 있고 국제적 관광지로서 해외유입 말라리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에 따라 말라리아 매개모기에 대한 병원체(원충) 감염률 조사를 통해 말라리아 환자 발생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을 옮기는 모기에 의해 감염되는 감염병으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얼룩날개모기는 8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삼일열말라리아 원충 감염이 확인된 국내 서식모기종은 6종(중국얼룩날개모기, 잿빛얼룩날개모기, 레스터얼룩날개모기, 클레인얼룩날개모기, 벨렌얼룩날개모기, 가중국얼룩날개모기)이 있다는 분석이다.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말라리아는 열대열말라리아(Plasmodium falciparum), 삼일열마라리아(P. vivax), 난형말라리아(P. ovale), 사일열말라리아(P. malariae) 그리고 P. knowlesi로 총 5종의 원충이며, 국내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원충은 삼일열말라리아로 감염률은 0.06%였다는 것.

이들은 모두 얼룩날개모기속(genus Anopheles)에 속하는 모기에 의해 감염된 사람으로부터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그러나 “이들 말라리아 매개모기인 중국얼룩날개모기 총 261마리에 대한 병원체를 검사한 결과 모두 유전자 확인이 되지 않아, 말라리아 비위험지역 모기 체내 삼일열원충 감염률 조사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는 보고를 인용하면 제주지역은 현재까지 말라리아에 대해서는 비위험지역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얼룩날개모기속의 모기는 전 세계적으로 약 480여종이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다만 모든 얼룩날개모기류가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8종(벨렌얼룩날개모기, 레스터얼룩날개모기, 클레인얼룩날개모기, 잿빛얼룩날개모기, 중국얼룩날개모기, 가중국얼룩날개모기, 한국얼룩날개모기, 일본얼룩날개모기)이 서식하고 있고 이번 조사지점에서는 중국얼룩날개모기 1종만 채집된 것이다.

연구원은 “말라리아 매개모기인 중국얼룩날개모기가 전체 모기 중 22%를 차지했다는 이러한 결과는 이 등(2011)이 춘천지역에서 말라리아 매개모기인 얼룩날개모기종 비율이 60.6%, 박 등(2000)이 경기북부지역 63.5%라는 보고보다 아주 낮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2014)의 말라리아 위험지역(강화, 김포)에서 매개모기 비율이 30~40% 보다는 낮았으나 비 위험지역 12~27%였다는 보고의 범주에 있어 말라리아 매개모기 채집률이 결코 낮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월별로는 7월이 34.9%로 가장 많았고, 그 외 8월, 10월, 9월 순이었으며 6월 이전에는 채집률이 낮았다는 설명으로 육지부(김, 2014, 박 등, 2002) 지역에서는 중국얼룩날개모기는 8월, 7월에 가장 많이 채집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온은 매개체에 의한 감염병 발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기후요인이며, 말라리아는 기후변화에 민감하여 세계적으로 중요한 매개질환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후변화는 온도, 강수량, 습도에 영향을 미치고(김 과 박, 2013), 이러한 요인들은 매개체의 생존기간, 매개체 숙주의 분포, 매개체의 서식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감염병의 전파시기와 강도, 질병분포를 변화시키고 여러 가지 환경요인에 의해 오는 2100년에는 세계기온이 1.8℃~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매개질환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대표 질환으로 2013년 기준 세계 97개 국가 및 영토에서 말라리아가 발생하고 있고, 재 유행 국가를 포함하면 총 104개 국가 및 영토에서 말라리아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약 34억명이 말라리아 감염위험에 노출됐고 지난 2012년에는 2억700만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이 중 62만70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WHO, 2014).

한편 말라리아는 일종의 기생충 질환으로,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사람이 물려서 감염이 되는 감염병으로 전파과정에 있어 매개체들이 일정수준 이상 역할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매개체 전파 감염병(Vector-borne infectious disease) 중 하나다.

말라리아는 환자-매개체 간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주지 않으면 기후변화 및 환경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유행할 수 있다.

국내에 풍토병으로 존재하던 삼일열말라리아는 지난 1963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고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의 적극적인 박멸사업 지원과 경제성장에 따른 환경 개선으로 급격히 감소해 1970년대 후반부터 소멸 국면에 이르렀으나, 1990년대 초에 재출현한 이후로 그 발병사례가 지난 10년 동안 증감을 거듭해 오고 있다.

특히 말라리아의 주된 발병 지역이 비무장지대 인근의 남북한 경계를 따라 분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말라리아 발생은 이 지역의 자연과 거주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제주도의 경우 말라리아 유행지역은 아니지만 유행지역 복무군인에 의한 말라리아 환자가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국제적 관광지로서 해외유입 말라리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또한 말라리아 매개모기인 중국얼룩날개모기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기후온난화에 의한 열대열감염병 매개체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급변하는 사회 및 환경변화에 따라 감염병 매개체 관리를 위해 도내에 서식하는 말라리아 매개모기 분포 특성을 파악하고 매개모기의 병원체 감염률을 조사함으로써 해외유입 말라리아 등의 감염예방과 신속히 대응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함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도보건환경연구원 송상택 질병조사과장은 “말라리아 매개모기가 제주도에서 22.1%가 채집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바이러스가 검출이 안되고 있어 말라리아 위험지역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송과장은 이어 “제주도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강화 철원 등 전방부대에 근무했는 군인들의 경우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제주의 경우 아직은 비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전체 모기수 중 말라리아 매개모기가 50% 이상 되는 지역도 있어 이들 지역에 대해 위험지역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모기 채집 결과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중국얼룩날개모기뿐만 아니라 뎅기열 매개모기인 흰줄숲모기, 웨스트나일열 매개모기인 금빛숲모기, 빨간집모기, 사상충 매개모기인 토고숲모기 등 서식이 확인됨에 따라 감염병매개체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ohj007@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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