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3일 대한민국 제20대 국회가 문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국회의사당 건물 전면에는 ‘경축 제20대 국회 개원’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국회의원회관 내 세미나실, 회의실 마다 각종 주제를 들고 세미나와 토론회가 이어졌고, 분야 전문가들과 이해관계자들이 자리를 메웠다. 시급한 민생현안들을 발표하는 이들이나 듣는 이들 모두 진지하고 기대에 찬 모습들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대의민주주의, 국회 입법과정, 국회선진화법, 정치자금제도, 국회 예결산제도, 국정감·조사제도 등 쟁점에 대해 전문가들을 초청해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참석자들이 함께 자유롭게 대화하고 논의하며 주요 국회제도 및 운영과 관련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선진 의회상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20대 국회 개원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경제, 사회, 남북관계, 환경 등에서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고 불평등과 차별도 극에 달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들을 풀기 위해 성숙하고 신뢰받는 국회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헌법개정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들 중 많은 수가 그동안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키지 못하고, 국익보다는 지역이기주의에 집중하면서 고유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도 신공항이라는 큰 먹거리를 두고 의원들 간 살벌한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지역구의 경제적 이득만 바라볼 뿐 공항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사회, 환경문제들을 어떻게 저감시키고 최소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없다.

정치권이 중장기적 비전 대신 단기적 대책에 집중하면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게 된다. 정부조직이 분권화되고 칸막이식 정책 대응이 이어지면서 경제, 사회, 환경의 상충성을 조정 보완하지 못하고 파행으로 이어지곤 했다.

세계가 합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인간의 존엄과 평등, 지구 보호, 모든 인간의 번영,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참여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빈곤종식, 안정한 식량공급, 건강한 삶, 평생학습, 양성평등, 물과 위생,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성장, 회복력 있는 사회기반시설,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 생태계, 기후변화 영향방지,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담고 있다. 이 17가지 목표들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로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에서 다뤄져야 한다.

작년 9월 유엔에서 대통령이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부끄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변변한 조직 하나 없이 민간단체의 희생적인 활동에 의지해 지금껏 버텨왔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치(協治)다. 경제, 사회, 환경의 세 측면을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 여러 부처, 기관, 기업, 시민 등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수직적, 수평적 통합을 이루는 협치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국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참여가 관건이다.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개원한 20대 국회가, 환경노동위원회가 한 차원 높은 활동에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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