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에너지 효율 주목한 정부 정책이 원동력
경제는 성장, 이산화탄소는 감축 ‘디커플링’ 효과 경험


덴마크가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역사 덕분이다. 여기에는 미래 에너지 시장을 꿰뚫어 봤던 통찰력,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원동력이 됐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행동에 옮긴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친환경 에너지 기술력을 가진 덴마크의 에너지 기술 현주소를 본지 단독으로 들여다보고 특별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석유파동 당시 석탄과 석유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이었던 덴마크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OECD 국가 중에서도 막심한 타격을 입었고, 이는 정부가 원유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보급을 위해 대대적인 에너지 정책 변화에 앞장서는 계기가 됐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친환경 에너지 산업 육성 프로젝트는 베스타스(Vestas)와 같은 세계적인 풍력에너지 기업을 양성하는 데 성공했고 풍력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매스, 바이오가스, 태양열 발전 등의 신재생 에너지원이 개발됐다.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에 집중한 에너지 정책은 1990년대에 들어서 녹색 경제 성장을 지향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며 탄력을 받았다. 그 결과 덴마크는 에너지 효율성이 가장 좋은 국가 중 하나가 돼 1980년대 에너지 소비량을 유지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면서도 80% 이상의 경제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전력 수요 40% 이상 풍력으로 생산 … ‘세계기록 갱신’

아울러 1990년대 대비 에너지 수출량이 3배 가까이 증가해 2013년 풍력 기술이 약 65억유로(한화 8조2284억여원), 물 기술이 20억유로(2조5318억여원), 청정 공기 기술이 12억유로(1조5191억여원) 등을 기록하며 2014년에는 전체 수출의 12%가 친환경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등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앞선 친환경 에너지 기술력과 경험 보유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0년간 덴마크에서 가장 큰 발전이 이뤄진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단언컨대 풍력이다. 현 정부는 최대 보조 한도를 0.077유로(97원)/kWh로 두고 1kW당 0.033유로(41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지난 40여년간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따라 보조금과 규제를 개선하며 풍력발전 터빈 설치 의무 할당량과 에너지그리드 연계 요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풍력발전 산업육성에 적극적으로 힘써 왔다.

 

결과적으로 덴마크 내 풍력발전 전력 생산량이 1990년대의 45PJ(페타줄)에서 2014년 140PJ로 증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더불어 지난해 총전력 수요의 43%를 풍력으로 생산하면서 2020년까지 자국 총전력의 50% 및 총에너지의 35%를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생산하겠다는 정부 에너지 목표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섰다.

 

아울러 풍력 기술이 각광받으면서 수출 또한 꾸준히 증가해 오늘날 세계 곳곳에 설치된 해상풍력단지 10개 중 9개, 풍력발전소 3개 중 1개는 덴마크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2015년 덴마크 베스타스는 세계 풍력발전 터빈 시장의 11.8% 점유율를 기록했고, 지멘스(Siemens) 등 다국적 기업의 풍력 사업부를 비롯해 약 350여개의 에너지 기업이 현재 덴마크에 소재해 있다.

 

한편, 덴마크의 동에너지(DONG Energy)는 현재 영국에 세계 최대 규모와 생산력을 보유하게 될 풍력발전단지를 건설 중에 있다.

 

국민이 직접 에너지 생산·거래 … ‘초소형 상인’

덴마크 정부는 태양광 발전 산업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태양에너지가 풍력에너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태양에너지를 통한 에너지원 다양화가 덴마크 에너지 공급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약 100㎹ 규모의 태양에너지 발전 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태양전지패널 설치 장려 프로젝트’가 거둔 대대적인 성공이다.

 

덴마크 정부는 2012년 국민을 ‘초소형 상인(micro trader)’으로 탈바꿈하는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일반 가정집에서 표준 6㎾ 태양전지패널 설치 허가를 취득해 구매 및 설치 완료 시 ▷10년간 4000~5000유로 정부 보조금 지급 ▷직접 생산한 전력에 대한 세금 면제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설치된 태양전지패널 개수가 약 4000개에서 9만개로 늘어났다. 신재생 에너지원과 함께 덴마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에너지 효율성이다.

 

에너지 수요의 40%는 난방, 환기, 조명 등에 의한 것으로 덴마크 정부는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건물 내 에너지 효율성 향상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2050년 에너지 목표는 현존하는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 50% 감축과 신축 건물의 소비량 74% 감축을 포함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이를 위해 석유·가스 난방장치를 현대식 에너지 절약형 장치로 교체 시 보조금 지급 등의 캠페인을 진행 중에 있다. 이외에도 단열 기술과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 개발,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활용 등을 위한 연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 덴마크 재생에너지 선도 기업

 


▶전 세계 풍력 기술의 산실, 베스타스(Vestas)

조르지오 포르투나토 베스타스 아시아 태평양·중국지역 마케팅 본부장

 

Q. 베스타스는 어떤 기업인가?

 

A. 베스타스(www.vestas.com)는 현대 풍력업계의 선구자로 주목받고 있다.누적 설치 용량, 세계시장 지위, 그리고 제품과 서비스 솔루션에 있어 기술적 리더십을 고려했을 때 베스타스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업계 선두주자라고 자부한다.

 

▲ 조르지오 포르투나토

베스타스 아시아 태평양·중국지역

마케팅 본부장

전 세계적으로 5만7300개가 넘는 베스타스의 풍력발전 터빈들은 청정에너지를 생산한다. 매년 약 820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동시에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자립성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 베스타스는 서비스와 프로젝트 현장, 연구시설, 공장, 사무실 등을 통해 현재 75개국에서 풍력에너지를 생산하고 2만15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얻고 있다. 업계 내 50% 이상 앞서 가는 설치 용량과 전 세계 누계 설치 용량이 75GW 이상임을 고려했을 때, 베스타스는 세계 풍력업계의 공고한 리더로서 자리매김했다.

 

Q. 풍력발전 산업 전망은 어떠한가?

A. 풍력에너지의 미래는 밝다. 지난해 풍력에너지는 전 세계 신설 에너지 생산시설 중 20%를 차지했다. 풍력에너지 발전 비용은 지역마다 상이하지만 전반적으로 비용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고 많은 시장에서는 이미 석탄과 천연가스와 비슷한 범위에 속해 있다.

 

특히 풍력발전은 생산과정 중 지구상 또 다른 중요한 자원인 물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매력적인 에너지원이다. 기업에서 자체적인 전략 공급을 원하거나 공급 리스크와 가격변동성의 영향을 줄이고 싶다면,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에 일조하고 싶다면 풍력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 베스타스는 한국 풍력기 50%를 점유하고 있다.

Q. 덴마크 정부의 녹색성장 어젠다가 베스타스에 미치는 영향은?

A. 덴마크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있어 세계의 모범이 되는 국가다. 그중에서도 풍력에너지 개발에 있어 세계 기준점을 제시해 왔고, 베스타스는 덴마크 풍력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덴마크는 2015년 자국 에너지 수요의 40% 이상을 풍력으로 생산된 전기로 공급하며 세계 풍력에너지 기록을 다시 한번 갱신한 바 있다.

 

Q. 다른 기업과 차별되는 강점이 있다면?

A. 베스타스는 지난 35년간 핵심역량인 디자인과 생산을 포함해 풍력발전 터빈 관련 여러가지 역량을 키워 왔다. 고객지원 서비스로는 지속적인 터빈 성능 향상과 운영 리스크 경감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자사 터빈 성능을 진단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풍부한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베스타스는 계속해 풍력 발전소의 성능 향상에 노력하겠다.

 

Q. 한국에서 기대해 볼 만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A. 베스타스는 아시아 시장을 전략적 포커스로 두고 있고, 한국은 아시아에서 잠재 성장력이 매우 높은 시장 중 하나다. 한국이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 전환을 모색하는 구체적 단계를 밟고 있고 특히 풍력 부문에서 베스타스를 파트너로 고려하는 것이 기쁜 일이다.

 

그간 세계시장에서 축적해 온 선도적인 사업 아이디어와 그에 상응하는 높은 기술, 그리고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업계 노하우를 한국과 긴밀히 공유할 준비가 돼 있고, 이를 통해 한국 시장 내 유망한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고효율 펌프 기업, 그런포스펌프(Grundfos)

한국 그런포스펌프 신현욱 대표이사

 

Q. 그런포스펌프는 어떤 기업인가?

A. 그런포스그룹(www.grundfos.co.kr)은 76년 전인 1945년 덴마크에서 창립됐다. 현재는 전 세계 56개국, 83개의 자회사와 23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펌프 및 펌프 시스템 제조 기업이다.

 

▲한국 그런포스펌프

신현욱 대표이사

연 매출 5조원 규모의 그런포스그룹은 매년 400여종 이상 1600만대의 고효율 펌프를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순환펌프 분야에서 전 세계 6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포스가 참여한 대표적인 해외 프로젝트에는 세계 최고의 빌딩인 두바이 버즈칼리파, 영국의 버킹엄궁, 프랑스 에펠탑 등이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하이닉스를 비롯해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초 삼성 사옥, 강남 GS 사옥, 여의도 63빌딩 등 대부분의 이정표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Q. 한국 그런포스펌프의 특화된 서비스 분야는 무엇인가?

A. 한국 그런포스펌프는 26년 전인 1989년에 설립된 국내 최고의 펌프 회사다. 서울, 영남, 호남 등 3곳에 영업 사무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약 80여개의 대리점을 통한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충청북도 음성에 3차에 걸친 공장 증축을 통해 자체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2개의 계열사로 ㈜청석과 금정공업㈜도 보유하고 있어 국내에서만 그런포스라는 이름 아래 3개의 회사와 3개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포스펌프는 고효율 펌프를 개발해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기술적으로 한국 그런포스펌프는 국내에서 업계 최초로 고효율 펌프 인증서를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총 90여개 고효율 인증서를 보유할 정도로 펌프 업계의 기술 표준과 지표가 되고 있다. 또한 그런포스만의 특화된 서비스의 하나로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공장 및 상업용 건물을 대상으로 펌프와 펌프 시스템에 대한 에너지 진단을 시행하고 있다.

 

에너지 진단이란 현장 실측을 통해 펌프 시스템 전반을 분석하는 서비스로서, 펌프의 운전 상태와 에너지 효율에 대한 합리성을 분석한다. 또한 사용되는 에너지의 진단과 분석에서 더 나아가 최적화된 맞춤형 펌프 솔루션을 제안해 에너지를 실질적으로 절감하며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016년 5월 말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1471회의 에너지 진단을 시행했고 이를 통해 평균 30%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글로벌 기업 사상 최초, 펌프업계 최초로 에너지 절약 유공자 포상의 최고 수훈인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Q. 고효율 펌프가 에너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이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A. 펌프는 전 세계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0%를 차지할 만큼 에너지 소비가 큰 기기다. 펌프 수명주기비용(Life Cycle Cost)을 고려해 보면, 전력 비용이 85%, 유지보수 비용이 10%, 초기 구매 비용이 5%를 차지한다. 시중에 설치된 펌프의 2/3는 그런포스가 제공하는 고효율 펌프 대비 최대 60%의 에너지를 더 사용한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모든 사업장이 기존의 펌프를 그런포스의 고효율 펌프 시스템으로 교체한다면 전 세계 전력소비량의 4%를 절감할 수 있고, 이는 약 10억명의 사람들에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런포스는 지속적인 고효율 펌프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통해 친환경 고효율의 가치를 끊임없이 실천하며 전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기고] 에너지 기술 연구 분야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연구 절실”

 

DTU 마티아 마리넬리 박사 (DTU 전력에너지센터 연구원)
DTU 크레스텐 트레홀트 부교수 (DTU 에너지자원서비스제어 연구소장)

 

 

▲DTU 크레스텐 트레홀트 부교수

(DTU 에너지자원서비스제어 연구소장)

덴마크 공과대학교(DTU) 전력에너지센터(CEE)는 전력 및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최첨단 연구를 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신재생 에너지원의 증가를 감당하고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하고 비용효율적이며 안정적인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덴마크 정부는 2050년까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자국 에너지 공급을 이루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전력이 에너지 주요 운반체가 되고 덴마크 에너지 시스템의 약 70%를 감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풍력발전소와 태양광전지 개수가 대폭 늘어나 현재의 전력 그리드에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제주도는 2030년까지 38만여대의 휘발유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대체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한국-덴마크 양국에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최근 상황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전기자동차는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데 우선 상당수의 전기자동차 보급을 통한 에너지 시스템의 과부하, 이로 인한 정전 그리고 향후 몇년간 제주도의 에너지 분포 그리드와 전력 공급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무공해 친환경 운송수단이라는 점과 풍력에너지와 태양에너지의 생산변동에 대응하는 에너지 공급 안정화 대안이라는 잠재성 또한 지니고 있다.

 

▲DTU 마티아 마리넬리 박사

(DTU 전력에너지센터 연구원)

이에 따라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필요한 기술을 준비하고 적절한 시점에 맞춰 진행시켜 성공 케이스로 만들 수 있다면 제주도는 전 세계의 전기자동차 에너지 그리드 통합 선도 모델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세계는 신재생 에너지원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그리드를 갖추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지금 양국은 내일의 전력과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절실한 때에 있다.

 

CEE는 덴마크와 세계 공헌에 대한 목적으로 전기자동차 관련 그리드 통합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니콜라(Nikola) 프로젝트, 에너지랩 노하운(Energylab Nordhavn) 등의 다양한 연구를 덴마크와 유럽 내에서 시행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원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 시스템 구축, 그리고 안전한 운전 및 에너지 공급 안정화 대안으로 서 전기자동차는 부상하고 있다. 이것은 산업계와 연구계, 정부 당국 그리고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다.


<자료제공=덴마크 대사관·정리=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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