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환경일보] 박상현 기자 = 국민관광지란 단어가 무색하리만큼 녹조로 썩어들어가는 평택호가 그대로 방치돼 관광객이 끊어지면서 지역상권의 위협과 농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무부처인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는 무관심으로 일관해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평택호는 1979년 농업진흥공사(현 한국농어촌공사)가 경기도 평택시 권관리와 충남도 아산시 공세리를 있는 총 길이 2.6km의 아산만 방조제를 만들면서 조성된 당시 국내 최대 인공호수다다.

아산호와 더불어 평택호는 남양호 2개의 담수호를 용수원으로 하는 평택지구의 대단위 농업 개발업이 완결됨으로써 경기 ·충남에 걸친 지역의 홍한(洪旱)대책이 크게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농지확장 4674ha, 미곡증산 5만4983톤의 개발효과를 가져왔다.

그 밖에도 양어, 양식사업의 터전을 제공하게 됐으며, 호수 넓이는 2429만ha(728만평)로서 저수량은 9898만㎥며 호수 유역면적은 9개 시·군에 걸쳐 6만3000ha다. 정부가 평택지구 대단위 다목적 사업으로 조성한 평택호의 관리는 1979년 평택농지개량조합에서 시설물을 관리하다가 1990년대에 한국농어촌공사로 승계 관리하고 있다.

평택호담수호 조성 후 1977년 국민 관광지로 지정되면서 당시 주변에는 음식점 400여개소, 윈드서핑장, 다목적 관광장, 유선장, 모터보드·요트장, 야영장, 수변테크, 자동차극장 등이 들어서 관광객 상대로 호황을 누리며 휴일이면 1만2000여명이 꾸준히 다녀갈 만큼 관광객수가 늘어났다.

그러나 2010년부터 기후변화에 이은 이상기온으로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녹조가 담수호 전체를 덮어 호수가 썩어 심한 악취까지 발산하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자 관광객 방문이 2015년도 158만3855명에서 2016년 8월 현재 47만2400명으로 1/3 이상 감소 추세이며 위락시설은 손님이 끊긴지 오래다.

또한 평택호 담수호에 의존하는 평택시와 아산시 인근 벼 재배 농가에서는 물이 썩어 악취가 풍기는 녹조수를 농용수로사용할 수밖에 없어 그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리장단 C(남·49)씨는 “평택호 지류를 통한 농업용수를 받아 벼를 재배하고 있으나 평택호와는 달리 농업용수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 농수로를 통해 논에 유입되는 녹조수
 
더불어 “썩은 물이라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벼 생육용으로 사용하는데, 아산 쌀 브랜드인 ‘맑은 아산 쌀’이란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며 그 누가 녹조에 썩은 물로 농사지은 쌀인지 알면 쌀을 사겠는가“라고 말했다.
 
평택호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K(여·63)씨는 “이곳에서 식당을 20여년간 운영하며 자식들 대학까지 보냈고 밥 먹고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으나, 휴일이면 손님 한 두석 받으면 다행이고 그나마 공치는 날이 대부분”이라며 “장사를 접을까 고민 중이나 이곳이 개인적으로는 덕을 많이 본 동네이기에 쉽게 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김씨는 또한 “몇 년 전만 해도 학교 방학철이면 각 대학교 선수들이 배 타는 연습(윈드서핑) 등 수상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행사로 문전성시를 이뤘으나, 이제 누가 썩어가는 녹조 위에 배를 띄우겠나”라며, “수 회에 걸쳐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에 녹조를 제거해 달라고 진정했으나 관계자들이 떠들썩하게 왔다 가면 그뿐, 후속 조치는 단 한 번도 없이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렇지 않아도 수표면에 발생한 녹조 제거에 고심하고 있으며, 늦어도 7일 안에 녹조 제거 작업에 돌입해 피해 농가 및 상인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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