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백운석)은 한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이하 K-BON)의 관찰(모니터링) 결과, 연분홍실잠자리 등 남방계열 잠자리류가 중북부지방으로 분포 영역을 확장한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 (Korea Biodiversity Observation Network)는 지구가 안고 있는 에너지, 대기, 해양, 생물다양성, 생태계 등 9개 분야에 대해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지구관측그룹(GEO) 사업의 하나로 22개 민간단체와 협력해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에 대한 전국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K-BON의 관찰 결과에 따르면 2011년부터 경기도 양평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마리씩 관찰되던 연분홍실잠자리가 올해는 서울 길동 생태공원에서 30마리 이상 발견됐다.

연분홍실잠자리는 전남, 경남 등 남부지방 습지에 분포하는 남방계열 종으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포함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연분홍실잠자리가 서울 길동 생태공원에서 완전히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잠자리 개체수가 30마리 이상 발견된 것은 이 지역에서 짝짓기와 산란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왼쪽부터 연분홍실잠자리 암컷, 교미하는 하나잠자리, 남색이마잠자리 수컷. <사진제공=국립생물자원관>



같은 남방계열이자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포함된 하나잠자리도 서식지가 제주도에서 경기도 포천까지 북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1982년에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된 하나잠자리는 2011년부터 포천을 비롯한 중북부 여러 곳에서 1~2마리씩 관찰되다 올해는 경기도 포천, 강원도 고성 등 여러 곳에서 1~5마리씩 발견됐다. 하나잠자리는 대만, 일본 남부지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열대 지역의 대표적인 곤충이다.

제주도에서 2010년 처음 관찰된 남색이마잠자리도 지난해 전남 나주와 함평 지역에 이어 올해는 전북 군산 지역에서 1마리가 관찰됐다. 제주도에서는 산란이 이뤄져 40~50마리가 확인됐다.

남색이마잠자리는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생물지표종 후보군에 포함된 남방계열 종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남방계열 잠자리류의 잇따른 서식지 북상은 한반도 기후가 그만큼 더워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잠자리를 대상으로 한 이번 K-BON의 관찰 결과는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과 시민단체 모임인 한국잠자리연구회(회장 정광수)가 함께 했다.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