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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블랙카본에 신음하는 네팔, 국제적 지원 절실”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을 떠올리면 대부분 공기가 깨끗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수도 카트만두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상공을 뒤덮은 잿빛 먼지에 혀를 찰 수밖에 없다고 한다. 바로 앞도 보이질 않을 정도로 뿌연 먼지에 숨이 턱 막히고 코를 풀면 검은 찌꺼기가 나온다는 심각한 네팔의 대기오염. 본지는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 안니코 판데이(Arnico K Panday) 박사를 만나 네팔의 현황과 국제적 협력방안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ICIMOD 안니코 판데이(Arnico K Panday) 박사

중국과 인도 사이 히말라야 산맥 중앙부 남쪽 반을 차지하고 있는 산악국가 ‘네팔’은 최근 들어 대기오염 문제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700만명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고 있다. 그중 대기오염 최대 피해지역은 아시아 국가들로 스위스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2014 환경성과지수’ 대기오염 부문에 네팔이 2위에 오르면서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실로 짐작케 한다.

 

특히 네팔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블랙카본(Black Carbon)’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는 디젤엔진과 석탄화력발전소, 바이오매스 연소 등 탄소를 함유한 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검은색 그을음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 국제개발협력청(Swedish 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Agency, SIDA)은 네팔의 블랙카본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4년간 400만달러(한화 약 45억원) 지원에 나섰다. 관련 연구는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Integrated Mountain Development,  이하 ICIMOD)에서 수행했으며 올해 초 프로젝트를 마치고 새로운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

 

먼지지옥 카트만두, 줄어드는 빙하 
ICIMOD 안니코 판데이(Arnico K Panday) 박사는 “특히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의 대기오염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거리는 낡은 경유차로 가득하고 더불어 이륜차 오토바이, 툭툭(Tuk-Tuk) 등에서 시커먼 매연을 내뿜고 있다”고 전했다. 정유가 덜 된 질이 낮은 기름을 사용하는 경유차에서 쏟아내는 오염물질들도 문제지만 이륜차 역시 일반 승용차의 5배가 넘는 오염물질을 내뿜는다.

 

또한 안니코 박사는 “동물 배설물을 말려서 사용하고 요리와 난방을 할 때 나무 등을 태우는 과정에서 많은 그을음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네팔이 블랙카본에 취약한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젤 엔진과 바이오매스의 연소, 조리용 화덕 등이 블랙 카본의 최대 발생원으로 꼽히고 있다.

 

블랙카본은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다음으로 지구온도를 높이는 데 한몫 한다.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빙하를 빨리 녹게 하고 얼음덩어리가 분리되는 현상을 일으킨다.

 

히말라야 자락에 위치한 네팔은 기후변화의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앞서 ICIMOD는 히말라야 기온 상승으로 2010년 네팔의 빙하가 1977년에 비해 최소한 4분의 1이 줄어들었고 매년 38㎢가 줄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낡은 경유차, 석탄화력발전 등 탄소 불완전연소가 원인 
심각한 대기오염 불구 대기측정소 고작 10곳에 그쳐 

 

▲현재 네팔은 심각한 대기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고, 블랙카본으로 인해 네팔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사진제공=ICIMOD>

 

ODA 활용한 측정소 설치 등 지원 도모

전문가들은 히말라야 빙하가 녹게 되면 네팔 국민들의 삶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윤순창 위원장은 “빙하가 줄어들면 물이 부족해지고 경우에 따라 너무 빨리 녹으면 범람해 홍수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물 부족 문제는 인접 국가 간 물 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코이카에 해당하는 스웨덴 공기업 시다(SIDA)는 네팔의 블랙카본 문제를 국제적 사안으로 인지하고 지속가능발전과 연계해 지원에 나섰다. 스웨덴의 경우는 GDP(국내총생산)의 5%를 공적개발원조(ODA) 명목하에 시다 펀드로 사용하는데 이는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또한 히말라야 산을 끼고 있는 많은 국가 가운데 네팔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적 정보 제공, 학회 주관 등 힘을 쏟고 있고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인접국가들의 상생적 중재자 역할(완충 작용)이 가능한 곳이기에 주목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네팔 위한 협력 시급
안니코 박사는 “블랙카본 문제는 지속가능발전목표와도 결국 연결된다”며 “네팔에서는 음식 조리 시 나무땔감이나 동물 배설물, 석탄 등의 연료를 사용하는데 주 사용자는 여성이고, 실내에 제대로 된 환기시설이 없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남녀평등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벽돌을 만드는 공장이 사람이 사는 주택과 가깝게 위치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그는 “네팔은 대기오염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많은 국가들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고 한국도 우리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팔은 한국의 빠른 성장과 우수한 기술을 공유할 수 있고 한국은 네팔을 환경시장으로 삼아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니코 박사는 “네팔은 경제가 어렵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 특히 환경이 상당히 취약하고 대기오염이 심각하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다른 국가들이 ODA를 통해 환경문제 개선을 위해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부족한 대기질 측정소와 측정장비 지원 등 네팔을 환경시장으로 주목하고 협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세계대기보전대회에서 참석한 ICIMOD

연구원들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네팔의 심각한 대기 현황을 알렸다.

 

실제로 카트만두는 심각한 대기오염에도 불구하고 대기질측정소는 10개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 250개 대기측정소를 보유하고 있는 등 기술 지원, 장비 구축 등 협력방안 모색의 장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네팔 아닌 아시아 전체의 문제
그는 또 다른 예로 클린스토브(Clean Stove)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클린스토브란 동물 배설물을 활용해 바이오가스 저장소를 만들고, 가정에서 그 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스토브에 연결시켜 주는 것인데 클린스토브를 설치하면 블랙카본 발생을 막아 실내 대기오염을 예방할 수 있다.

 

안니코 박사는 “네팔에서 자동차의 수입세금은 50%에 달하지만 전자제품은 세금이 10%에 불과해 전자제품이 들어오기 좋은 환경”이라며 “클린스토브 지원을 통해서 가정주부들의 건강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기업들은 대기오염을 저감하는 가전제품 지원만으로 국가이미지를 높이고 기업이미지 개선 등 많은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세계은행(WB)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오염 악화로 아시아권의 경제피해 규모는 전 세계의 절반이 넘는다. 한국의 문제도, 네팔의 문제도 아닌 전체적인 문제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니코 박사는 “전 세계 국가들이 현재 네팔이 직면한 이슈에 주목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잠재적 파트너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고 맺음말을 전했다.


<대담=김익수 편집대표/사진·정리=박미경 기자>

 

glm26@hkbs.co.kr

박미경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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