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열린 농해수위산림청 국정감사 역시 새로운 이슈 발굴보다는 과거 제기돼 왔던 사안을 일부 수정·보완하는 방식에 그쳤다. <사진=박미경 기자>

 

[국회=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지난 10월10일에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산림청 국정감사에서는 산사태 대책과 관련해 여·야당이 집중 추궁에 나섰다.

 

기후변화로 특정지역에 짧은 시간동안 집중호우 빈도가 증가하는 등 강우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인화 의원(국민의당)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산사태 취약지역 및 사방댐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산사태 취약지역이 5년 사이 5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390개소 대비 올해 6월 기준 2만1242개소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산사태 취약지역 대비 사방댐 설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사방댐 사업이란 집중호우 시 산사태로 인한 토사, 암석 등이 불어난 계곡물에 뒤섞여 유출되는 것을 차단해 주택, 농경지 피해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방댐 설치가 필수적이며 무엇보다 최근처럼 국지성 집중폭우가 빈발할 경우 산지와 근접한 생활권 지역에서의 사방댐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왼쪽부터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은 “산사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방댐 설치는 2016년 6월 기준 1만549개소로, 2012년 6775개소 대비 약 1.6배에 그쳤다”며 “취약지역 대비 사방댐 설치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산림청의 사방사업 예산도 2014년 2950억원, 2015년 2977억원, 2016년 2864억원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 역시 “취약지역에 대한 사방댐 설치가 빠른 시일 내 완료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대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사태 상황 전파, 주민대피 한계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사방사업은 충분히 잘 되고 있다며 예측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는 2011년 많은 인적·물적 피해를 일으킨 우면산 산사태 이후 본격적인 산사태 예방대책이 수립됐다. ‘우면산 산사태 2차 원인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학계와 전문가들은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으로 “집중호우의 영향뿐만 아니라 인공시설물과 주민에게 신속하게 관련정보를 알리지 않은 행정기관의 미흡한 대처에 원인이 있다”고 지목했다.

 

▲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

산림청이 구축 운영 중인 ‘산사태예측정보시스템’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10개 지역의 산사태 중, 4개 지역의 산사태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시스템 상으로는 산림청에서 제공하는 예측정보 등을 고려해 자치단체장이 산사태 주의·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산림청이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다음 단계인 산사태 주의·경보 발령을 내리지 못한 지자체도 있었다.

 

박 의원은 “산사태 예방정책이 시행된 2013년부터, 산사태 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사방댐’, ‘계류보전’ 사업예산의 집행률은 100%에 준했다. 또한 사방댐과 계류보전 사업 설치 목표도 매년 초과달성했다”며 “반면 비구조물 대책인 ‘산사태취약지역 실태조사’와 ‘산사태정보시스템’ 예산의 집행률은 80%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산림청 대책은 사방사업에만 집중돼 있어 정말 필요한 상황 전파, 주민대피 등 안내할 수 있는 시스템은 허술하다”고 덧붙였다.

 

점검인력 확충 및 교육홍보 병행해야

▲ 답변 중인 신원섭 산림청장

산사태 관리점검 인력 확충과 실질적인 교육홍보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은 “현장 전담인력인 산사태 현장 예방단은 전국 88개단에 불과해 전국을 담당하기에 곤란하고, 운영기간도 6개월로 짧아 산사태 취약지 관리·대응에 차질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진발생으로 인한 산사태 위험도 크게 증가했지만 지진발생을 고려한 예측 경보체계는 없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산사태 예측 주의보, 경보 시스템은 지진과 관련해 고려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원섭 산림청장은 “그동안 지진에 따른 위험성을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진요인을 예측 경보에 포함 시키지 않았다”며 “경주지진 이후 전문가 TF팀을 만들어 대응체계 마련에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 청장은 “산사태예보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산악기상망이 더 확충되고 지역별로 구체적인 데이터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막바지에 다다른 국정감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사안만 반복하면서 알맹이 없는 맹탕 국감이라는 비난을 올해 역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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