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입수한 ‘유한킴벌리 가격인상 내부자료(본사가 대리점으로 내려 보낸 자료임)’를 보면, 유한킴벌리는 3년 주기(10년·13년·16년)로 1년 중 생리대를 가장 많이 쓰기 시작하는 여름 전에 가격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은 6월에 가격을 인상했는데 ‘화이트 슬일소 30’은 패드(Pad)당 59%, ‘화이트 슬일소 10’은 53%, 전체적으로 20% 수준의 대폭적인 가격인상이 확인돼 이른바 ‘깔창생리대’의 원인이 생리대 가격이 비싸서 그렇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말 ‘깔창생리대’ 논란으로 국민적 공분이 크게 일어나자 유한킴벌리는 생리대 가격인상 철회를 발표했는데, 이 역시 입수된 내부 자료를 보면 구제품 2종류에 대해서만 가격인상을 철회했고 나머지 전체 품목은 최고 17.4%, 전체적으로 7%대의 가격인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심상정 의원실>



특히 지난 6월 가격인상에 대해 유한킴벌리는 ‘원재료 가격상승과 기술적 요인’이 가격인상의 이유라고 밝혔는데, 당시 유한킴벌리는 2개 구제품에 대해 20% 인상을 계획했다 철회했고 7%대 인상한 8개 제품은 신제품이었다.

심 의원은 “어떻게 가격상승 요인이 반영된 신제품이 구제품보다 인상폭이 낮을 수 있는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70%를 킴벌리가 소유하고 있고, 30%를 유한양행이 소유하고 있으며 2012년 7월 유한킴벌리의 이사 선임권을 둘러싼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 간의 분쟁이 킴벌리 측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100년 전통의 유한양행 시대는 끝나고 사실상 미국계 기업이 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2016년 현재 국내 생리대 시장점유율은 유한킴벌리가 57%, LG유니참 21%, 깨끗한 나라, 한국P&G가 각각 9%, 8%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이거나 생리대 제조 3사의 시장점유율이 75% 이상’이라는 공정거래법 제4조에 따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분류된다.

시장 점유율 1위·2위 기업인 유한킴벌리와 LG유니참의 매출총이익은 34.8%, 41.2%로, 한국 대표 기업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동종업종인 펄프, 종이 및 종이제품 업종(14.2~18.2%)과 비교해도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등에서 2배가량 높은 수치다.

2015년 생리대 기업들의 이익지표 비교 금융감독원 공시자 <자료제공=심상정 의원실>



유한킴벌리의 2015년 매출은 1조5000억원, 당기순이익은 1400억원이며, 배당성향은 93.7%에 달한다. 2015년 매출이익률은 34.8%로 지난 5년간 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기본적인 가격정책은 메이크 업(Mark-up)으로, 제품 단위당 제조원가 얼마만큼 발생했느냐가 제품 판매단가를 결정한다. 즉 시장점유율이 높아 비용 상승 요인이 거의 가격에 반영되는 특징을 보인다.

종합적으로 보면, 독과점 시장의 특징과 가격설정의 요소가 반영됐다. 즉 가격선도기업으로 가격을 설정하면 하위 점유율 기업들이 따라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독과점 가격에 의해 소비자 후생이 축소되는 폐해가 있다면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이 작동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시장논리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생리대 가격에 대한 국민적 공분에 대한 분명한 문제인식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적극적 조치와 해법을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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