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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칼럼(24)]평양 민심이 뜨겁다?

 

분단 긴 만큼 심리적 장벽 허무는 ‘마음의 통합’ 먼저
북한주민의 알권리 신장 및 남한 내 인식전환 병행돼야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로 남북관계는 현재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최고수위라 평가받을 만큼 강력한 대북제재를 이행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탈북자 증가와 해외 주재 고위급 관리들의 연이은 망명 등 북한 내부 균열이 과거에 비해 심화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북한주민의 탈북유형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경제적 문제에 기반한 생계형 탈북형에서 이주형 탈북이 늘어나는가 하면, 먼저 남한에 입국해 정착한 탈북민이 자신의 가족을 데리고 오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탈북민의 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일면 북한사회 변화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부산하나센터 강동완 센터장

(동아대 교수)

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보위부의 국장급이 지난해 북한을 탈출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며 “평양 민심이 뜨겁다는 진술을 관계기관 면담 과정에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평양 민심이 뜨겁다’는 언급은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의 민심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진술이라고 한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월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며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한의 대통령이 처음으로 북한주민을 향해 직접적으로 탈북을 권유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주민들은 남한과 남한사람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최근 남북관계 악화에 따라 북한주민들의 대남인식에도 미묘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대결 상태의 지속으로 인해 남한 및 남한사람에 대한 적대적 감정이 오히려 늘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른바 한류 문화의 북한 내 유입으로 남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많다는 상반된 분석을 내놓는다. 남북한은 한민족이라 말하지만 분단 70여년의 세월로 많은 차이가 생겼음은 분명하다. 우리는 ‘같은 사람’이 아니라 ‘남한 사람, 북한 사람’으로 분명히 경계를 나눠야 하는 분단국가의 ‘다른 사람’들이다. 우리에게 북한 사람은 정치와 이념으로 대립된 ‘만나서는 안 될’, ‘어딘가 다른’, ‘적개심 가득한’ 사람들로 각인돼 있다. 분단의 시간은 남북한 사람들의 마음에도 분단의 장벽을 만들어 놨다. 북한 당국 역시 철저한 사상학습과 통제를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남조선은 거지, 노숙자가 넘쳐나는 굶주린 나라, 미제국주의의 식민지’라고 주입한다.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고 각기 걸어온 그 길이 옳다 외치며 적으로 살던 남북한이 지금 통일을 말하고 있다. 통일은 남북한이 제도와 법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고려해야 할 부분은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동서독 통일과정은 우리에게 사람 간의 통합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새삼 일깨워준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된 지 25여년이 지났지만 동서독 출신 사람 간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장벽은 여전히 높게 쌓여 있다고 한다. 내전이 없었던 동서독도 그러할진대 형제 간 전쟁을 경험한 남북한 출신 사람 간 마음의 벽은 얼마나 견고할까. 그 ‘언젠가 다가올’ 멀리 있는 통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통일이 된다면 남북한 주민 간의 반목과 대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북한주민들에게 탈북을 권유할 만큼 우리 사회가 북한사람을 받아들일 만한 준비가 돼 있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현재 탈북민을 기준으로 하는 탈북민정착지원제도로는 대량 탈북사태나 북한주민의 이주를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제도와 정책을 정비하고 준비하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북한사람과 남한사람이라는 마음의 경계를 허무는 일이다.

 

북한주민들에게 남한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알릴 수 있는 외부정보를 적극적으로 유입해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도모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북한인권 개선은 북한주민의 알권리를 신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 사회에서도 탈북민과 북한주민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온 미래’로 불리는 탈북민들의 성공정착 사례가 북한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바로 우리의 통일에 대한 마음가짐일 것이다. 내가 바로 통일의 주인공이라는 마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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