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 위치한 인구 558만명의 덴마크는 국토 면적이 한국의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국가다. 덴마크는 원래 크고 강한 나라였지만, 영국과 불필요한 전쟁, 독일과 분쟁을 겪다 패전하면서 비옥한 땅을 모두 빼앗기는 고난을 겪었다.

남은 것이라곤 유틀란트 황무지, 전쟁고아와 과부, 상이군인들 뿐 이었고 희망을 잃은 국민들은 싸움과 술, 도박에 빠졌다. 그때 선각자 그룬트비히가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찾자’고 외치며 영적각성과 더불어 교육과 농업에서 나라의 살 길을 찾고자 했다.

교육을 통해 젊은이들을 깨우치고 황무지를 개척하고 농업을 일으켰다. 양질의 식품을 세계 각국에 공급하며 인류에 봉사하겠다는 것이 농업국가 덴마크의 기본정신이고 부흥의 첫 출발이었다.

기계화 경작에 의한 저가 농산품 때문에 판로가 막히는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종자와 품종을 개량하면서 토지 비옥도를 높이고, 첨단과학을 접목하면서 덴마크는 경쟁력 1위의 농업국가로 발전했다.

이런 배경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덴마크를 그저 인어공주의 나라, 장난감 레고의 본고장, 가장 행복한 국가 정도로 쉽게 얘기하곤 한다. 덴마크의 두 번째 탈바꿈, 일명 ‘에너지 혁명’은 40년 전 일어났다.

1973년 오일쇼크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석유 공급 불안과 가격 폭등이 발생하면서 세계 경제는 혼란에 빠졌다. 당시 덴마크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100%였기 때문에 사회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들은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에너지 정책을 변화시켜 다양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녹색전환’의 책임을 정부가 먼저 짊어지겠다면서 즉시 신재생에너지 보급, 에너지 효율 개선 등 야심찬 목표를 세웠고, 산업계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규모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합의를 이뤘고, 적잖은 세금을 감당하면서 고통을 분담했다. 현재 덴마크는 온실가스를 줄이면서도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디커플링(decoupling) 단계에 들어섰다.

녹색전환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어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27% 가까이 끌어올리고 5만6000여개 일자리창출 등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녹색전환이 비즈니스에도 성공적인 모델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덴마크는 복지정책에서도 두각을 보인다. 유엔이 올해 3월 세계 157개 나라의 행복 점수를 집계한 ‘2016 행복리포트’에 따르면 덴마크가 행복 점수 1위를 받았다. 그런데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소통’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

정부가 정책목표를 세우면 국민들은 공감하고, 합의가 이뤄지면서 함께 걸어간다. 이것이 가장 부러운 대목이다. 덴마크는 환경 규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대한 국민 정서나 소양이 충분해 갈등이 거의 없다.

수돗물을 여과 없이 바로 마시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수영을 한다. 환경은 국민행복지수와 직결되며 국가는 지속가능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한국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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