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에선 시선을 잡아끄는 자극적인 것이나 가십거리를 보기 어렵다. 달콤한 발언보다는 오히려 쓴 소리를 높인다. 고위직 관리나 대표의 목소리도 듣지만, 일선의 실무자들도 놓치지 않는다.

환경전문 언론이지만, 일방적으로 환경부 편을 들지도 않는다. 민간단체 NGO들이 선동적인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점령하고, 특정 상품을 내팽개치며 불매운동을 벌여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이슈, 인기몰이에 렌즈를 맞추면 분명 더 흥미를 끌 수 있지만, 환경일보는 사각지대에 더 집중한다. 작은 것, 감춰진 것, 미래에 더 중요할 것들을 찾아 나선다.

‘진실’을 가공해 ‘사실’을 만들며 돈을 모으는 시대다.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검증해 이상이 없다고 하는 진실은 외면하고, 터널건설 현장에 드러누워 ‘나를 밟고 가라’고 울부짖는 사실에 언론들이 무게를 실어주면서 막대한 국가예산을 버린 일도 있었다.

시청률을 높이려, 구독자와 광고를 늘리려 그렇게들 했다. 진실이 밝혀지고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에너지와 물 부족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발언들은 많이 하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에는 관심이 없다.

수없이 보도했듯이 전기료와 물값을 현실화해야 한다. 요금을 제대로 받지 않아 낭비를 방조하면서 어떻게 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는가. 정말 필요한 국익을 외면한 채 표를 의식한 정치 놀음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자극적 표현과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적당히 섞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윤리와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이런 결과에 대해 언론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언론의 바른 역할은 국민의 수준과 더불어 가기 때문이다.

언론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고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내며, 투명하고 엄정한 중립을 지키며 불법현장을 고발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환경언론은 돈이나 권력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전문지식과 전공분야의 학위 소지자가 많다고 될 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먼저, 전문 언론으로서 정론직필(正論直筆)에 대한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환경일보는 지속가능한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추구한다. 환경문제는 생활과 산업활동 과정 중 발생하는 불가피한 현상임을 인식하고 환경과 경제, 사회가 조화를 이루며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언론의 사명을 다하고자 노력한다.

기후변화시대 고령화,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식량, 생태계 보호 등 당장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이슈들을 알리려 나선다. 또한,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필요한 바른 정보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5000호’를 발행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일보가 특별한 사명을 다하도록 하늘이 돌본 결과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환경일보와 함께 해 온 많은 분들의 수고와 헌신이 큰 힘이 됐다.

환경일보는 오늘도 눈을 뜨고 귀를 열어 현장으로 달려간다. 환경일보는 비전문가 독자들의 눈높이에 굳이 논조를 맞추지 않지만, 더 깊이 생각하는 독자들을 기대한다. 세월이 지나 ‘환경일보 1만호’를 발행할 수 있을지 지금은 알 수 없다. 그건 독자들의 몫으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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