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임업진흥원은 한반도 녹화 적용방안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을 최근 열었다. <사진=박미경 기자>


[산림비전센터=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신기후체제 출범으로 산림 분야의 선제적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온실가스 흡수원과 저장소의 역할로써 산림은 보존 및 증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파리협정문에 명시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산림축적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영급(나무의 나이) 구조의 불균형이 심각해 미래 온실가스 흡수원이나 저장고 역할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한국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산림부문이 기여할 수 있는 수단 확보가 시급하다.

 

▲한국임업진흥원 김남균 원장

이와 관련해 한국임업진흥원(원장 김남균)은 아시아 지역의 산림황폐지 복원 노력 및 핵심기술을 공유하고 한반도 녹화 적용방안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을 지난 12월14일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열었다.

 

기후변화협약에서 산림은 2001년 모로코 마라케쉬에서 열린 COP7(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RED(Reduction of Emission from Deforestation, 산림파괴활동 감축) ▷REDD(RED and forest Degradation, 산림황폐화 활동도 포함) ▷REDD+(REDD에 산림탄소 흡수원 증진활동을 포함) 개념이 등장했다.

 

국립산림과학원 국제산림연구과 박현 과장은 “지난해 합의된 파리협정에서는 REDD+ 이행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는 모맨텀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급 불균형으로 탄소흡수원 부적합

그러나 우리나라의 산림현황상 각국의 자발적 기여(INDC) 및 2030 로드맵에 산림분야가 불포함됐고 2019년까지 제출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도 포함 여부가 검토 중에 있다.

 

박현 과장은 “영급 구조 불균형과 BAU(배출전망치) 산출방식으로 계산했을 경우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히려 탄소배출원으로 카운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박현 과장

영급은 수목의 나이를 나눈 간격(보통 10년단위)으로 우리나라 숲은 과거보다 산림축적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산지전용으로 산림면적과 어린 나무의 조림면적이 줄어들어 심는 나무의 나이범위 불균형이 심하다.

 

이에 한국의 산림부문의 탄소경영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국제동향을 파악해 REDD+(산림파괴·산림황폐화활동 감축, 산림탄소 흡수원 증진활동)를 통해 해외탄소배출권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내놨다. 여기에 북한산림 복구 방안도 제기됐다.

 

동북아·아프리카 녹화활동, 국외감축 기여

우리나라는 BAU 대비 37% 감축하는 온실가스감축목표 내놨다. 이 가운데 국내 감축 25.7%는 산림탄소상쇄제도 등을 활용해서 저감하고 국외 감축 11.3% 북한의 산림복구 혹은 REDD+를 통해 하겠다는 의견이다.

 

박현 과장은 “대한민국의 녹화 성공 노하우를 적용해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와 및 중남미, 아프리카 녹화활동에 나선다면 국외 감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유지관리가 중요하다. 사람을 중심으로 주민 참여도를 늘리고 홍보, 인식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스자이델재단 펠릭스 지렌크(Felix Glenk) 프로젝트 매니저는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서 북한산림 복구 방안이 도움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몽골 산림황폐지 복원 경험이 있다. 몽골은 전체 산림의 80%가 황폐화를 겪으면서 한-몽골 간 그린벨트 사업을 진행했다. 몽골 국립대학교 바쿠 니암 오솔(Batkhuu Nyam-Osor) 교수는 “몽골은 가축을 많이 기르는 국가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산림훼손이 심각했다. 그린벨트로 지정된 지역에 우선 가축 방목을 금지하고 높은 고지대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수종을 선택하면서 현재 산림이 많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아시아 캄지나(Asia Khamzina) 교수는 “우즈베키스탄(중앙아시아)은 80%가 사막지대고 광범위한 지역에 염류화가 나타나 산림지역이 적다”며 “염분 토양에서 잘 살아남는 수종을 선택하고 염류제거를 위한 배수시설을 설치하면서 복원에 성공적”이라고 소개했다. 캄지나 교수는 “이제는 조림도 완화보다는 적응에 초점이 맞춰지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임업진흥원 김남균 원장은 “그동안 캄보디아 산림황폐지 복원 ODA 사업을 수행하고 중국 내몽고 지역에서 사막화 방지 조림을 지원하는 등 아시아 지역의 산림복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이제는 심각한 피해 수준에 비해 낮은 관심을 받아온 북한 등 국제 사회의 관심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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