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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온실가스감축 ‘길’이 안보여
정부는 최근 ‘제1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을 확정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기후변화대응 정책을 시장과 기술 중심의 새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며 ‘30년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업종별 감축 분담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발표를 보면 여전히 정부의 기후변화대응 의지가 불분명하다. 이산화탄소배출 세계 8위 국가로서 국제사회에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 대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보려는 꼼수가 태반이다.

기후변화대응계획이 국가의 여타 정책과 맞물려 돌아가도록 책정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가장 큰 이유는 여전한 석탄화력발전 의존 정책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노후 화력발전소를 없애는 대신 10배가 넘는 용량의 화력발전소를 신설해 전력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산업계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부담 완화는 전력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낮은 전기요금을 유지하기 위해 화력과 원전 위주로 전력을 생산하고 해외 온실가스 배출권 구입을 위해 추가로 막대한 돈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BAU 대비 37% 감축 로드맵을 내놨지만 당초 공표했던 감축목표에 비해 완화돼 ‘후퇴금지’라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이미 저버렸다. 목표로 하는 국제적 공신력과 거리가 먼 부분이다.

정부는 1/3 가량인 11.3%는 해외에서 감축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도 가능성이 희박하다. 국제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을 구입하는데 약 1조원을 주기적으로 쏟아야 하지만 로드맵에는 구체적 방안이 안 보인다.

유럽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최상위 계획이며, 설정된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맞춰 에너지계획 등이 마련된다. 적응 분야의 취약성도 문제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업, 농업, 질병, 생태계 변화 등 분야별 피해를 종합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지만 개별적으로만 다뤄지고 있다.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에 사용되는 지표들과 관련된 자료는 국가 또는 광역 단위에서만 존재하며 기초지자체는 이를 가져다 짜깁기한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 상 기후변화적응과 관련된 내용은 선언적인 조항 1개에 불과하며 지자체 적응계획 수립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우리는 먼저 국제사회국의 일원으로서 함께 책임지겠다는 ‘시민정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 두 번째는 기후변화대응과 적응을 같은 선상에 두고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세 번째는 목표치를 상향조정해 국제사회의 공신력을 높이고 기후기술이 육성되도록 터전을 만들고 더불어 중장기 재정소요를 반영한 재정투자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듯하다.

편집부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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