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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난대비 너무 느려
2016년은 많은 사람들이 특히 힘들어 했던 한 해였다. 어려운 경제 여건 가운데 폭염과 지진 같은 재난들은 바닥을 치게 했다. 자연재난이 무서운 것은 2차, 3차 피해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작년 우리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수많은 발언과 증거들을 무시하는 상황에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여름을 겪었다.

살인적 폭염이 1973년 이후 최장기간 계속 됐고, 8월1일부터 25일까지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33.6℃로 오르며 피해가 급증했다. 온열질환자는 2120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고, 사망자 역시 17명으로 늘었다.

설상가상 전국 강수량은 1973년 이래 가장 적은 76.2㎜로 피해가 가중됐다. 정부는 천문학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선진적 과학예보’를 실천하지 못했고, 여전히 이런 저런 핑계만 대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폭염대책이라는 것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취약계층에 대해 무더위쉼터, 재난안전도우미 등을 운영 중이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살인적 폭염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기후변화적응 예산을 별도 충분히 확보하고 이를 집행할 조직구성과 활동 역시 서둘러야 한다.

지진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지진 안전지대라던 한반도에 작년 9월12일 1978년 기상청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인 5.1, 5.8의 지진이 경주에서 연이어 발생했다. 수일 후 규모 4.5 지진이 다시 발생했고 여진의 횟수는 400회를 넘겼고, 지금도 지진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특별히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지만, 그래도 다행이라면 이번 지진으로 주택 및 원자력발전소의 내진설계 강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년부터 3층 이상 또는 전체 면적 500㎡이었던 내진설계 의무대상을 2층 또는 500㎡ 이상 건물로 확대하고, 병원, 학교 등 주요 시설 신축시 내진설계가 의무화된다.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2018년까지 내진설계를 7.0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진을 대비하지 않고 설계된 수없이 많은 기존 건물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이 없다.

재난발생 정보를 보낼 테니 국민들이 알아서 빨리 피하는 방법 밖에 없다. 금년 지진 방재 관련 예산은 작년 대비 두 배 넘게 증액한 3700여 억원으로 확대됐다곤 하지만, 이 역시 대부분 사후약방문식이라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나라가 발칵 뒤집어 지고 혼란한 가운데 2017년을 맞았다. 폭염과 지진 대비에 느긋한 대한민국 호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편집부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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