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강과 하천 상황은 좋지 않다. 수량부족, 수질악화, 퇴적물증가 등 악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있다. 수도권 2천530여만 인구에게 생활용수와 산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팔당댐 하류와 댐 내 15개 지점에서 하루 평균 760여만톤이 취수되고 있다.

상수원 상류지역주민들은 하천과 호수의 활용도 제한되고 각종 규제로 고통 받고 있지만 쓰레기와 토사, 오염물질의 유입과 녹조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팔당 지역 7개 시군에서는 오래전부터 중복규제가 문제시 되어 왔으며, 자연보전권역의 수질보전 효과에도 계속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중심의 상수원관리로 인한 난개발과 소규모 오염원증가, 수질악화, 상류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피해를 지적해 왔다.

막상 규제를 합리화하자고 안을 내놓으면 책임질 일 없는 사람들의 반대가 부각되면서 불합리한 규제를 탈피하려는 노력은 무산 되곤 했다. 기후변화를 대비한 미래 물관리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청정한 원수를 주장하는 정서적인 문제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원수(原水)가 2급수이던 3급수이던 처리 후 최종 사용목적에만 합당하면 충분한 것 아닌가.

지역경제도 살리면서 양질의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취수원 이전과 간접취수 도입이 절실하다. 깨끗한 원수사용으로 정수처리비용을 절감하고, 물이용 부담금을 삭감하며, 수돗물 생산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데 손대지 말라고 묶으면서 상태와 수준은 유지하라는 주문은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발상이다. 먼저, 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대규모로 권역을 묶지 말고 소규모 단위로 지역에 맞는 취수방식을 찾아야 한다. 입지규제와 토지이용규제를 풀어야 한다면 상대적으로 배출규제를 강화해야 할 부분도 있는 지 살펴야 하겠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물이 귀하다보니 강변여과수를 식수로 사용하는데 거부감이 없다. 어떤 물을 이용하건 간에 최종 목적에 적합한 기준만 갖추면 된다는 의미다.

강변여과수는 하천 옆에 취수정을 설치한 뒤 하천 바닥에 자갈 모래층을 뚫고 자연 여과시켜 나오는 물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맥주도 강변여과수로 만든다.

경남 김해시가 낙동강 표류수와 강변여과수 중 수돗물 원수를 상황에 따라 골라 쓰는 하이브리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오는 9월엔 전국 최초로 모든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강변여과수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지자체들이 여건에 맞는 지속가능한 물관리 시스템을 갖추도록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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