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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원, 방사성폐기물 무단 폐기

[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성콘크리트를 불법으로 외부 매립하고 액체방사성폐기물을 무단 배출했으며 허가받지 않은 방사성폐기물을 소각하고 배기가스 감시기 측정기록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김용환, 이하 원안위)는 지난해 11월7일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원전제염해체 관련 시설를 조사한 결과 방사성폐기물 무단 폐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자력을 연구하는 국책연구기관이 방사성폐기물을 무단 폐기하

고 배출가스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문성과 신뢰성

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고준위핵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봉 1699개를 지역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30년 전부터 들여온 사실도 작년 6월 드러난 바 있다.

이번 사건으로 원자력연구원의 안전성과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이를 규제하고 관리해야 할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해진 안전절차를 완전히 무시해 ▷방사선관리구역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폐기물을 외부에 매립 ▷공릉동 연구로 해체 시 발생한 콘크리트·토양 일부를 연구원 내 폐기 ▷작업복 세탁수 등 액체방사성폐기물을 무단 배출 ▷방사선 관리구역에서 사용한 장갑·비닐 등의 무단 배출 및 소각했다.

아울러 ▷폐기물 용융시설 허가 이전부터 용융을 실시하고 허가 받지 않은 핵종이 포함된 폐기물을 용융 ▷ 폐기물 소각시설에서 허가 받지 않은 폐기물을 소각하고 해당 시설의 배기가스 감시기 측정기록을 조작했다.

원안위는 조사과정에서 위반행위와 관련된 폐기물(용융 폐기물 등)의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보관현황을 확인했고 외부로 반출된 폐기물 중 회수 가능한 폐기물은 한국원자력연구원 내로 이동해 일반인 등이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까지 시료분석과 관련 자료를 통해 콘크리트·토양 등이 원자력안전법상 자체처분 허용농도 미만임을 확인했고 외부로 배출된 액체방사성폐기물의 경우 잔존 시료분석결과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집수조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배출관리기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자료 검증·방사선환경평가 등 추가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대한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녹색당은 논평을 내고 “전문가집단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윤리의식이나 안전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 그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와 연구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조사와 재검토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녹색당은 “지금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들 중에 두 명이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출신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누구를 관리하고 감시할 수 있을까”라며 “무단 폐기 제보 없이는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는 지금의 원안위야말로 무용지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 역시 “원자력연구원의 예산이 한해 약 5000억원인데, 과연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불법 집단에 이렇게 많은 세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원자력연구원 스스로 관리할 수 없음이 드러난 만큼 제도적인 감시 관리체계를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외부전문가 등이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원자력연구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으며 대전시 역시 “원자력연구원의 불법행위가 시민의 제보로 밝혀진 만큼 원안위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해 시민·전문가·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현장검증과 사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일부 직원의 의식 부족과 기관 차원의 관리시스템 미흡이 큰 원인인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원안위 검사 결과를 토대로 안전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가능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press@hkbs.co.kr

이정은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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