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백석제 습지. 오래된 저수지로 용도폐기 된 후 형성된 습지로 오랜 기간 동안 주변 야생동물의 안정적인 서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부> 



[환경일보] 박미경 기자 = 고창 동림저수지 등 내륙습지에서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많은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습지 보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원장 박진원)은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 고창 동림저수지, 서산 간월호 습지, 군산 백석제 습지 등 3곳의 습지를 대상으로 ‘2016년 전국 내륙습지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황새, 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22종을 비롯해 다수의 희귀 동·식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산 간월호 습지. 많은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희귀철새들이 서식하는

주요 철새도래지로 알려져 있다.

조사 결과 동림저수지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0종을 포함한 700여종의 생물종이, 간월호 습지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2종을 포함한 530여종의 생물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석제 습지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5종을 포함한 520여종의 생물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림저수지에는 수달, 매, 귀이빨대칭이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3종과 물고사리, 큰기러기, 큰고니, 새호리기, 붉은배새매, 큰말똥가리, 흰목물떼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7종이 살고 있으며 식물 283종, 동물 415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은 지난해 국내 200여곳의 주요 철새 도래지 중 가장 많은 수의 철새가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2016년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 결과 동림저수지에 42만1341마리의 철새가 도래했으며, 가창오리가 99.7%(42만마리)를 차지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인 물고사리가 고창 지역 최초로 확인됐으며 군락지 또한 국내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물고사리와 새호리기

간월호 습지에는 수달, 검독수리, 황새, 흰꼬리수리, 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5종과 삵, 새매, 큰기러기, 참매, 큰말똥가리, 흑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등 Ⅱ급 7종을 포함하여 식물 167종, 동물 364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석제 습지에는 독미나리, 물고사리, 가시연꽃, 물수리, 붉은배새매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5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은 북방계 멸종위기종 식물인 독미나리와 남방계 멸종위기종 식물인 물고사리가 함께 확인돼 학술적 보전가치가 높은 곳으로 파악됐으며, 독미나리의 경우 국내 최대 규모의 서식처로 조사됐다. 


‘전국 내륙습지 정밀조사’를 통해 확인된 3곳의 내륙습지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인근의 넓은 농경지와 서해안의 갯벌과 연계돼 있어 야생동물의 주요 생태축 역할과 서식처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 이정환 국립습지센터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이들 습지에 대한 생태계의 우수성과 보전 필요성이 밝혀지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습지보호지역 지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습지 고유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이 보전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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