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시대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은 안전성을 보장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들도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는 별도로 둔다 해도 제철이나 시멘트 산업, 바이오에너지 생산과정 등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고려한다면 CCS 도입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감축에 집중하다보니 기술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아직 충분치 않다.

법을 만들고 규정으로 묶는다고 여건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CCS를 제대로 하려면 사회, 경제, 환경과 관련되는 긍·부정적 영향 등 정확하고 신뢰할 정보들을 축적하고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추진 과정에서 정부, 기업 및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체화해야 한다. 우리보다 먼저 CCS를 추진해 온 선진국들의 경험은 매우 신중하게 고려돼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청정환경을 자랑하는 뉴질랜드의 경우 가장 영향력있는 환경관련법은 1991년 제정된 자원관리법(RMA, Resource Management Act)이다.

이 법은 토지이용, 임업, 공해, 고통, 수자원 및 공기와 같이 기관별, 분야별로 나뉘었던 시스템을 하나의 통합된 틀로 묶었다. 이 법은 CCS를 포함한 다른 모든 정책, 표준, 계획 및 의사결정에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우선 원칙으로 세웠다.

또한, 프로젝트 초기단계부터 통합된 틀 안에서 대중의 참여를 촉구한다. CCS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하는 지 분명히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값싼 화력발전을 이용하면서 이산화탄소 문제도 해결한다는 의도가 좋다 해도 국민들에게 안전 여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CCS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대부분 국민들에게 기술의 필요성과 추진 내용을 제대로 알리기란 쉽지 않다. 일본의 경우 1년간 정부가 지원하는 비용으로 변호사를 현장에 파견해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대중과 소통을 제고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는 모니터링 결과를 계속해서 주민들에게 제공하도록 제도화했다. 법 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어떻게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받으며 추진할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4차 혁명’ 시대에서도 변함없이 강조되는 키워드는 ‘투명, 신뢰,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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