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한국은 4천955억 달러를 수출해 세계 8위로 기록됐다. 두해 연속 수출이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수출대국이다. 2조982억 달러를 수출한 중국이 1위였고, 2위인 미국은 1조4천546억 달러를 수출했다.

1조3천396억 달러를 수출한 독일이 3위였고, 이어서 일본, 네덜란드, 홍콩, 프랑스, 한국 순이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로도 세계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인 수출 강국인 한편, 기후변화에도 여덟 번째로 책임이 큰 나라다.

그런 한국이 공공연하게 세계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기후변화가 실제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와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피해들은 속속 나타나고 있다.

‘2016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파키스탄에서 폭염으로 1000여명이 사망했다. 스위스, 독일 등도 관측 이래 최저 강수량, 20년만의 최악의 홍수 등으로 많은 희생을 치렀다.

한국도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겪었고,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인다.

우리나라는 작년 1인당 탄소배출량 증가, 석탄화력발전 지원, 2020년 감축목표 폐기 등을 근거로 세계 4대 ‘기후 악당’으로 지명된 바 있다.

정부는 이에 아랑곳 않고 2029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20기를 신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에너지 계획과 기후변화 대응 계획이 어긋나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심지어 전력수요가 줄었는데도 전력소비와 에너지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설비 확충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이건 아니다.

석탄화력발전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등 실효성 있는 감축수단을 통해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

부처들은 벌써부터 서로 ‘기후’를 가져가야 한다고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수요관리라는 상반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거나 환경부를 ‘환경에너지부’로 확대 개편하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세계 기후변화에 책임지며 국민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우선하겠다는 사고 확산이 우선이고, 그것을 위해 어떤 조직개편이 최선일지 찾는 것이 순서 아닐까.

차기 정부는 대외적으로 파리협정 비준에 따른 진정성있는 실천과 신기후체제에 맞는 산업구조 개편 및 기후변화 대응‧적응에 최선을 다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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