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복잡한 규정 탓에 제대로 알기 힘든 연차일수를 기록하고 이를 근로자에게 알려주도록 의무화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사업장마다 근로자별 연차유급휴가 일수, 사용 일수 등을 기록한 휴가대장을 의무적으로 작성해 그 내용을 매월 근로자에게 알려주고 6개월마다 고용노동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5인 이상 사업장에 근무하는 모든 직장인은 매년 최소 15일 이상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연차휴가 일수는 근속년수와 출근율을 기준으로 계산하는데 입사 1·2년차와 3년차의 계산법이 다르고, 실제 입사일자를 기준으로 하느냐 회사의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어 정확한 휴가 일수를 계산하는 게 의외로 복잡하다.

그렇다보니 자신의 연차휴가 일수를 정확히 알기가 쉽지 않고, 관련 부서에 문의할 경우 업무 담당자도 계산을 잘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더구나 임금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48조에 따라 사용자가 각 사업장별로 임금대장을 작성하고 임금을 지급할 때마다 그 내역을 기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연차유급휴가는 그렇지 않아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2016년 말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정부가 직장인 휴가사용실태를 조사 공표하도록 했지만 사업장 단위에서 기초자료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정확한 실태를 조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61조에 따라 근로자가 1년간 휴가를 쓰지 않으면 사용자가 6개월 전에 사용하지 않은 휴가일수를 알려줄 의무가 있을 뿐,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휴가일수를 알려주거나 고용노동부에 보고할 의무도 없다.

글로벌 여행업체 익스피디아가 지난 2016년 총 28개국을 대상으로 휴가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다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평균 연차휴가 15일 중 8일만 사용해, 조사대상 국가 중 사용일수에서 6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전 세계 직장인들은 연평균 20일의 유급 휴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프랑스를 포함한 5개국의 직장인들은 연평균 30일의 휴가를 사용하는 반면 한국의 직장인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8일만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가 사용 일수가 10일 미만을 기록한 나라는 조사 대상국 중 한국이 유일했다.

이에 대해 김병욱 의원은 “근로자별 연차휴가 일수와 사용 일수를 정확히 알 수 있게 휴가대장을 만들고 그 내용을 매달 근로자에게 알려주도록 하는 기초적인 일부터 해결해야 연차휴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이 통과돼 직장인이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장문화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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