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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인사이드 ④] 시행 앞둔 동물원법, 미약하지만 중요한 시작

작년 제19대 국회의 폐원을 앞둔 시점에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동물원법)’ 제정안이 본회의를 전격 통과했고, 이 법은 오는 5월30일에 첫 시행을 맞게 된다. 동물원법은 동물단체와 동물원 운영자들의 긴 줄다리기 과정을 거쳐 어렵게 제정됐지만, 특이하게도 제정과 동시에 ‘개정의 시급성’이 논의되고 있는 법률이다.

지금까지는 ‘자연공원법’이나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등에서 동물원을 공원시설이나 박물관의 한 종류로 분류해 임의적인 등록의 대상으로 취급해 왔으나, 등록 의무가 없는 미비한 법규로 인해 국내 동물원·수족관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곧 시행을 앞둔 동물원법은 동물원과 수족관의 현황을 파악해 행정적 관리를 시작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의무적 등록제도가 핵심, 동물원·수족관의 범위 설정이 중요

법률사무소 엘프스(ELPS)

이소영 변호사

동물원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동물원·수족관 운영자에게 시·도지사에 대한 등록의무를 부과하고 일정한 시설과 인력을 갖추도록 하는 내용을 그 골자로 한다. 운영자는 등록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생물종의 현황자료를 제출하고 매년 그 변경내역을 제출하게 된다.

어떠한 동물원과 수족관이 등록대상이 되는지는 시행령에 위임돼 있는데, 최근 입법예고를 마친 시행령(안)에서는 ‘고정시설로서 10종 또는 50개체 이상 야생동물 등을 보유한 동물원’과 ‘전체 수조용량이 300㎥ 이상이거나 전체 수조 바닥면적 합계가 200㎡ 이상인 수족관’을 등록대상으로 하고 있다. 가축에 해당하는 동물만을 보유한 시설이나 애완동물 도·소매업은 제외된다.

위와 같은 시행령(안)의 내용은, 동물원을 단순히 ‘종 수’만으로 구분하지 않고 ‘개체 수’를 함께 고려함으로써 베어파크와 같이 한 가지 종을 다수 보유한 동물원을 관리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어 일견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고정시설’만을 대상으로 해 가장 관리가 시급한 ‘이동식 동물원’을 등록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최종 시행령 공포 시에는 ‘이동식 동물원’까지 포함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안전관리와 동물복지는 미흡, 법 개정 통해 보완 필요
동물원·수족관에 대한 체계적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동물원에서의 연이은 사육사 사망사고, 동물쇼 훈련과정에서의 동물학대 논란, 부도 직전 모 동물원의 사육동물 방치와 같은 일련의 사건이 계기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원 내 안전관리와 최소한의 동물복지, 학대와 방치에 대한 예방책은 이 법에 담겨야 할 기본적인 사항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규정을 보면 이러한 사항들이 충분히 고려되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먼저 안전관리와 관련해서는, 이 법에서 등록신청 시에 안전관리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 것 외에는 ‘위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선언적인 규정과 위해가 발생한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한 뒤 시·도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이 전부이다. 이런 형식적 규정만으로는 동물원·수족관 내의 안전관리와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정부가 법령 또는 가이드라인의 형태로 시설 내 안전에 관한 수칙을 만들고 이를 의무적으로 배포·게시·교육하게 하는 정도의 정책수단이 필요해 보인다.

다음으로 사육동물 학대금지와 동물복지에 관해서는, 학대 우려가 높은 동물쇼 훈련에 대한 절차적·내용적 기준과 동물의 이상행동을 유발하는 부적합한 사육환경 개선에 대한 고려가 빠진 것이 아쉬운 점이다.

마지막으로 폐원이나 부적정 운영의 대응책에 있어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이 법은 등록 시에 ‘휴·폐원 시의 보유 생물 관리계획’을 제출하게 하고 휴·폐원 신고를 하게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운영자가 경영난으로 남은 동물들을 관리할 능력이 없거나 시·도지사의 조치명령을 따르지 않을 때에는 보유생물에 대한 관리의무를 강제하기 어렵다. 보다 실효적인 법이 되기 위해서는, 동물원·수족관을 운영하려는 자에게 공제조합이나 보험에 가입하게 함으로써 방치된 동물에 대한 관리비용의 재원을 운영자가 사전에 부담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동물원법의 개선방향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필자의 졸고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제도 도입에 관한 소고(환경법과 정책 제17권)’를 참조해 주시기 바란다.

<글 / 법률사무소 엘프스(ELPS) 이소영 변호사 soyoung.lee0210@gmail.com>


tomwaits@hkbs.co.kr

이창우  tomwait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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