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2일 밤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사이버 공격이 시작된 이후 수십만대 이상의 컴퓨터와 서버가 감염됐다. 몸값(ransom)과 악성 코드(malware)의 합성어인 ‘랜섬웨어(ransomware)'로 불리는 이번 공격으로 영국과 독일 등 150여개 국가에서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고 있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망, 러시아 내무부 등 각국 정부 기관과 페덱스, 닛산 등 글로벌 기업들도 업무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국내에서도 대학병원을 포함해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서 나라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랜섬웨어에 감염된 컴퓨터는 문서, 사진 등 모든 파일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암호화된 파일을 풀려면 우리 돈으로 약 30~7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해커들이 지정한 계좌로 이체시켜야 하지만 이 마저도 보장은 없다. 금년 랜섬웨어는 기존 방식과 달리 감염된 컴퓨터와 연결되기만 하면 감염되는 방식이라 확산 속도가 빠른 악성 해킹기법이다.

위기도 기회라고 본다면 이번에 우리는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세계는 이미 소프트웨어(soft ware) 중심사회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뇌와 같은데 자동차, 의료, 건축, 항공 등 산업 전 분야로 적용범위가 넓어지면서 앞으로 그 영향력은 더 막강해 질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또한, 개인·기업·국가 활동에서 혁신과 가치창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민간에서 아이디어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많은 개인들이 기상천외한 발상들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시장이 창출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국책연구기관들은 전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활용 방안을 찾아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해야 한다. 지금까지 연구된 모든 내용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새로운 도전과 획기적인 결과물이 나오도록 지원해야 한다.

문턱을 낮추고 중소기업, 개인,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소프트웨어 정책 마스터플랜을 만든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방향을 제대로 잡고 나아갈 수 있다.

‘소프트웨어 청’을 만드는 방안도 고민해 봄직하다. 해킹에는 예방이 최선이라지만 작정하고 달려드는 만행을 모두 다 피해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몸 값 내라는 사이버 납치범들로부터 국민을 지켜야 한다.

초지능, 초연결, 초융합 사회를 추구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 맞는 도전적인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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