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감자 밭을 경작하고 있는 케냐 농민들 모습

[환경일보] 강다정 기자 =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KOPIA 케냐 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우량 사업과 스쿨팜 프로젝트 등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이 맞춤형 농업기술을 지원하는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이 아프리카 케냐에서 농가 소득 증대, 미래 영농인력 양성, 빈곤 해결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으며 케냐 농업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양계·감자 시범마을, 농가소득 3배 이상 ‘쑥쑥’

케냐에서는 농업인구의 85%가 닭을 기르고, 80만 농가가 12만ha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등 양계와 감자는 케냐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가에서 우량 사육종과 씨감자를 구매할 능력이 없어 생산성이 극히 낮았다.

이에 따라 KOPIA 케냐센터에서는 지난해 1월 카라이(Karai), 비우니(Mbiuni), 완조히(Wanjohi) 3마을을 시범마을로 선정해 1단계 사업으로 생산성이 뛰어난 우량 사육종과 바이러스가 없는 건전 씨감자를 보급하고 사육 및 재배기술을 전수했다.

그 결과, 양계 시범마을은 1년 뒤 사업 전과 비교해 암탉 산란기간이 5∼6개월에서 8개월로 길어졌고, 연간 계란 생산량도 평균 30∼50개에서 200∼250개로 크게 늘어났다. 닭 생존율도 26%에서 88%로 3.4배 높아졌으며, 43.3달러에 불과했던 호당 농가소득은 154.8달러로 3.6배 이상 늘어났다. 닭 판매가격도 크게 올라 계란은 17%, 암탉은 77%, 수탉은 92% 높게 거래되고 있다.

감자 시범마을도 1년 뒤 사업 전과 비교해 감자 생산량이 3.3톤/ha에서 12.9톤/ha으로 3.9배 상승했으며, 마을 소득은 331달러에서 무려 1,478달러로 4.4배나 증가했다. KOPIA 케냐센터는 지난해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올해는 2단계 사업으로 시범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우량 사육종과 건전 씨감자를 생산·보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양계 시범마을에 우량종 병아리 생산을 위한 부화장 등을 설치해주고, 감자 시범마을에는 씨감자를 안전하게 보관·공급할 수 있는 10톤 규모의 저장고 및 관수시설 등을 지원한다. 케냐 비우니 양계 시범마을의 아나스타샤 바타(34)는 “KOPIA 케냐센터로부터 우량종을 분양받고 사육기술을 지도받은 덕분에 예전보다 닭을 많이 키울 수 있어 소득도 오르고 생활도 많이 나아졌다.”라며 활짝 웃었다.

교육농장에서 수확한 작물들

스쿨팜 프로젝트, 인력양성·영양개선 1석2조 효과

스쿨팜 프로젝트는 KOPIA 케냐센터가 인근의 공립 초등학교인 카뎅와 초등학교 7학년 학생 12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후계영농인력 양성사업이다. 


학교 인근 유휴 부지를 개간해 실습용 교육농장으로 만들고, 파종에서부터 물주기, 비료주기, 병해충방제, 수확에 이르기까지 주 1회 주요 작물 재배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어린 학생들을 조기에 미래 영농후계자로 양성하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교육농장의 수확물을 학생들이 직접 집으로 가져가 먹을 수 있도록 분배해 지역 주민들의 영양 개선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2ha 규모의 교육농장에서 콩, 옥수수, 감자, 고구마, 양배추, 토마토, 양파 총 7작물을 재배해 20.5톤의 수확물을 생산했다. 올해도 케일을 추가해 총 8작물을 심어 20톤 이상을 수확해 학생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카뎅와 초등학교의 짐로이 가워(7학년)는 “스쿨팜을 통해 선진 농업기술을 많이 배우고 있는데, 앞으로 가족들을 부양하고 케냐 농업에 기여하는 유능한 농업인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정황근 청장은 “KOPIA 시범마을과 스쿨팜 프로젝트가 케냐의 농업 발전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이들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정착돼 이웃 지역과 나라로 널리 확대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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