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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인사이드 ⑥] 탈핵, 국민의 안전을 소중히 여기는 정부의 필수 덕목

작년 9월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약 620회에 이르는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 한편, 지금 이 시간에도 국내에 총 25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고, 그중 6기에 해당하는 월성·신월성 원전은 진앙지인 경주에 위치해 있다.

작년 9월 이후 전혀 잦아들지 않는 지진 뉴스, 그리고 크고 작은 지진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꿋꿋하게 돌아가는 원전을 볼 때마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그저 운에 맡겨 두고 있다는 생각에 소름 돋는 두려움을 느꼈다.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정부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

새 정부의 ‘원전 제로’ 공약과 반대자들

법률사무소 엘프스(ELPS)

이소영 변호사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해 건설 중인 원전도 건설을 중단하며, 1심 법원으로부터 수명연장허가 취소 판결이 내려진 월성 1호기의 즉각 폐쇄를 포함해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을 금지하겠다는 ‘원전 제로’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정부에서부터 단계적인 탈핵을 실행해 나가겠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관되고 명확한 메시지를 볼 때, 이 공약의 진정성과 실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원자력계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얼마 전인 6월1일, 원자력공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전문가 230여명이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지금까지 원전으로 인해 각종 이익을 향유해 온 경제생태계는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지난 원전 확대의 역사에서 경험했던 이들의 일사불란한 활약과 유능함을 상기해 보면 아무리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이라 하더라도 탈핵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안전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에너지
이웃 나라 일본의 사고를 통해 생생히 목격한 바와 같이, 원전 사고는 최악의 재앙이다.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사망과 후대까지 이어지는 질병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사고지역 주변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되며, 체르노빌의 방사능이 유럽 전역을 오염시킨 것과 같이 지역과 국경을 넘어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더욱 유의할 것은, 원전과 원전사고의 짧은 역사로 인해 우리는 아직 그로 인한 부작용과 위험을 모두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사고만 피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원전에서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는 반감기가 10만년 이상에 이른다. 우리 세대가 값싸고 편리하게 전기를 사용한 대가를 미래세대가 수십만 년 동안 치러야 한다. 사용후핵연료는 수 킬로미터의 지하에 처분시설을 만들어 영구 보관하게 되는데, 수십만 년 동안 지질과 지형 변화 없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을지 우리 누구도 확언할 수 없다. 이보다 부정의 하고 비윤리적인 일이 또 있을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소중히 여기는 국가라면, 그리고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는 정부라면 지금까지의 원전 확대 정책을 폐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명확한 탈핵 선언과 함께 로드맵 수립 착수해야
탈핵을 위해 새 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원자력계와 에너지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을 제시하는 것이다. 원전에 의존하는 에너지 정책은 끝나야 하며 앞으로는 단계적으로 원전을 줄여 나가겠다는 새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하게 되면,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정책과 시장에 돈·기술·사람이 모여 들고 원전을 위해 존재하던 조직과 인프라도 현명한 전환의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해, 단계적인 원전 폐쇄의 일정과 그에 맞춘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제시하는 로드맵 수립에 착수하고, 원전 노동자들의 일자리 전환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 전환이 단지 이번 정부의 과제가 아니라 영속성을 가지고 추진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을 설득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병행돼야만 할 것이다. 이미 탈핵을 선언하고 추진 중인 독일, 프랑스, 대만, 스위스도 깊이 있고 지난한 사회적 논의의 과정을 거쳤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리 1호기가 폐쇄되는 2017년 6월18일에 대통령이 직접 탈핵을 선언하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것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글 / 법률사무소 엘프스(ELPS) 이소영 변호사 soyoung.lee0210@gmail.com>

tomwaits@hkbs.co.kr

이창우  tomwait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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