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대응 정책토론회가 7일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서울시청=환경일보] 이찬희 기자 = 폭염 대응책 모색을 위해 시민, 전문가, 행정당국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지난해 잦은 폭염과 열대야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민들은 이날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을 꽉 채우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폭염으로 인해 시민들은 열사병과 체온조절기능장애, 만성질환 등 건강에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받게 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오는 2026년 서울시 65세 인상 인구 중 20% 이상이 폭염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지난해 서울통계의 경우 서울시 10대 사망 원인인 심장질환과 뇌혈관이 각각 40.1%, 37.2%로 악성 신생물(암)에 이어 2, 3위를 차지하는 등 10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폭염 대응 정책 토론회 개최

서울연구원, 서울특별시가 주관하고 서울연구원이 주최하는 폭염 대응 정책토론회가 7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신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서울시 행정정책과 개선점을 발굴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폭염의 정책적 요구사항 개선점을 발굴하기 위해 시민, 전문가, 행정기관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폭염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

토론은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을 좌장으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대구경북연구원 김기호 박사 ▷국립기상과학원 김규랑 연구관 ▷대구광역시 자연재난과 최병일 팀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안병옥 소장은 “쉽지 않은 주제로 자리를 만들어주신 서울시와 청중으로 와주신 시민분들에게 감사하다”며 토론 시작을 알렸다.


먼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는 폭염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폭염 경고를 알리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호 교수는 “현재 이러한 문제가 있으니 이렇게 해보자 하지만, (그 이전에) ‘효과가 어떻게 나오고 얼마나 좋아질 것이다’라는 목표를 사전에 제시하는 전반적인 시스템이 구축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김 교수는 또한 “(서울시 정책이) 폭염 대응에 취약자를 중심으로 배정된 것은 고무적”이라며 외국의 사례를 예로 들며 “일반적인 돌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구경북연구원 김기호 박사는 도시 열섬(Urban hot island, 통풍이 안 돼 주위보다 기온이 높은 지역)에 관해 단기적인 계획이 장기적인 도시 계획적인 측면에서 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도시 특성을 고려한 즉각적이고 중장기적인 효과를 위해 도시 대체적인 부분을 도입하고 개선해야 한다”며 토론을 이어나갔다.


또한 “건물 피복의 물을 흡수해 증발을 통해 폭염에 대응하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공동체 비율, 고층, 저계발 지역 분포 등 도시 열섬 지역이 어떻게 특성이 있는지에 대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연구원 김기호 박사

다음 발표자로 나선 국립기상과학원 김규랑 연구관은 먼저 열섬현상에 대해 “도시 열섬의 경우 저감방안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을 경우 더 큰 피해가 누적될 수 있어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생각해볼 문제”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낮 기간 열을 흡수한 건물, 도로 등이 천천히 식음에 따라 자동차로 인해 도시 기온이 상승하게 되지만, 숲은 큰 키의 나무가 열을 차단하고 광합성을 통해 온도상승을 막는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동물, 나무 등이 열섬을 막아주는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연구 분석 결과가 개별적으로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립기상과학원 김규랑 연구관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대구광역시 자연재난과 최병일 팀장은 “1995년 문희갑 전 시장이 취임하고서부터 가로수, 공원 등 많이 확장했다”라며 “95년부터 직경 20㎝ 되는 거수목 위주로 수목식수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국토 표면 상태를 분석한 환경부에 의하면 대구광역시는 광역시별 녹지면적 비율에서 울산 광역시(69.77㎦)에 이어 두 번째(61.09㎦)로 집계된 바 있다.


또한 그는 물을 고압 분사해 잠열을 흡수하는 쿨링포그 시스템(Cooling-fog System) 설치를 제안했다. 최 팀장은 “(쿨링포그를 설치한) 건물 옥상의 경우 공공건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부 온도가 20~30℃, 실내온도는 1~3℃ 감소하는 차이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체계적인 기후변화 교육 필요

토론이 끝난 뒤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지방형 도시인 서울의 특성상 폭염만 대응하는 것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폭염은 기후변화의 문제이고, 기후변화는 에너지 증가로 인해 생긴 문제여서 장기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쓰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잇따랐다.


대구광역시 자연재난과 최병일 팀장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는 “기후변화 지속가능성에 대한 체계적인 내용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체계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호 교수는 “대학의 경우 기후변화 학과가 없어,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의 접근 방식이 각각 다르다”며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했을 때 이러한 의미와 체계적인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기후변화 대응이 주로 시민단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행정에 대한 쓴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교육자로서 토론회를 통해 나온 정보가 서울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호 교수는 “행동 양식은 우리가 아는 만큼 행동하는 것”이라며 “교육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것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seanllichan@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