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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녹색봉사단 미래숲 제16기 기고] ① 쿠부치의 곽씨 가족




녹색봉사단을 따라 중국으로 떠나던 날, 사진으로만 본 그 스펙터클한 광경이 얼마 후 내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쿠부치에 살고 있는 한 노인의 삶에 대한 호기심으로 다소 설레었다.

그러나 북경에서 출발하는 밤기차를 타고 11시간 만에 도착해 짐을 풀 시간도 없이 시작된 사막 트레킹은 집 나설 때의 부푼 마음을 일소시켜버렸다. 말이 트레킹이지 쉴 새 없이 날아드는 모래 알갱이를 피하느라 눈을 반쯤 감은 채로 한 걸음을 내디디면 두 걸음이 미끄러져 내리는 모레언덕에서 암벽등반과 수중발레를 동시에 하는듯한 자세로 두 시간 넘게 허우적거리고 나니 아무데나 드러누워 한숨 잤으면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

촬영을 핑계로 사장작업을 하러 다시 사막으로 나가는 오후 일정에서 빠져나와 곽씨 노인의 집을 찾아갔다. 그런데 그는 병환으로 인근 도시의 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아들 부부가 집을 지키고 있다. 도시에 살다가 얼마 전에 이곳으로 돌아왔다는 부부는 노인을 대신해 양을 키우고, 주말이면 찾아오는 오지관광객들을 상대로 민박 겸 구멍가게를 하고 있었다.

열 서너 살 때 쿠부치로 들어와 성인이 될 때 까지 살았고, 도시로 나가 살 때도 아버지를 보러 종종 사막으로 찾았었다는 아들 곽씨. 이곳에도 한때는 나무가 있고 초지도 충분하여 가축을 키우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었단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사막화가 가속화되면서 나무와 초지가 사라지자 수시로 모레폭풍이 휘몰아쳤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떠나게 되면서 빈 마을만 남게 됐고 한동안 아버지 곽씨만이 이 마을을 지키며 살았다.




그런데 미래숲 일행이 심은 나무들이 어느 정도 자란 최근에는 모래바람이 발생하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바람의 강도도 많이 약해졌을 뿐만 아니라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있단다.

지난 40년 동안 그 모든 변화를 지켜보면서 쿠부치에 남아있었던 곽씨 노인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내가 다음 날로 예정된 녹색봉사단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졌다.


<글 / 이혜원 교수·대진대학교, 사진=황혜인>


iskimbest@hkbs.co.kr



김익수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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