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한동헌 교수(오른쪽)

최악의 황사와 미세먼지가 북경을 뒤덮을 거라는 예보에 긴장하고 올라탄 비행기. 한 시간 여 후 도착한 북경의 하늘은 푸르디 푸르게 맑았다. 세찬 바람이 뿌연 먼지들을 밀어내어 내몽고 쿠부치 사막으로 가는 시작을 축하하는 듯했다.


사막행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작년 7월과 8월은 한여름이라 사장작업 위주로 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나무를 심었다. 나무를 심으러 가는 길옆에 작년 여름 고생해가며 만든 입식사장 작업의 결과물들이 보였다. 우리 작업의 결과로 모래 언덕이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어 살짝 뿌듯했다. 이번에 심는 나무들이 잘 살아남아 몇 년 후 시원한 그늘을 만들 수 있을까.

본격적인 나무심기에 앞서 모래 위에 놓인 수 백 그루의 나무들을 보는 순간 이걸 다 심을 수 있을지 살짝 겁이 났다. 묵묵히 모래를 파고 또 팠다. 구덩이를 파면 판 만큼 주변의 모래들이 구덩이로 미끄러져 흘러내렸다. 나무가 자랄 수 있는 깊이의 구덩이를 파려면 흘러내리는 모래보다 더 빠르게 삽질을 해야 했다. 그러나 단원들이 하나 되어 작업에 열중하면서 어느새 그 많던 나무들이 사막에 줄지어 심어졌다. 이제 잘 자라 사막이 초원이 되는 일만 남았다. 잘 자라다오 나무들아.

저녁시간은 단원으로 참가한 젊은이들과 멘토링 시간을 가졌다. 사회적 기업을 창업해보려는 학생, 중국에 유학와서 미래의 꿈을 만들어가는 학생, 전공을 살려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하는 학생 등 다양한 꿈과 고민이 나왔고 나의 그간 경험을 통한 조언을 했지만, 나도 나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멘토가 멘티의 고민을 들어 준건지 멘티가 멘토의 고민을 들어 준건지. 건강한 고민을 하고 있는 우리 단원들이 부족한 멘토링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길을 찾았기를 바란다.

매일 밤 숙소로 들어가면서 하늘을 바라봤다. 사막의 밤하늘에 빛나던 별들. 우리 단원들이 그 별처럼 각자의 삶에서 빛나는 별과 같기를 기원한다.

<글 / 서울대학교 한동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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