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DMZ자생식물원에 펼쳐진 콘서트에서 UN오케스트라 공동 설립자이자 연주가인 앙투안 마르

기예가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자데를 지휘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를위한음악재단/김태성 작가> 


[DMZ자생식물원=환경일보] 이찬희 기자 =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이사장 임미정, 이하 음악재단)과 UN챔버 앙상블이 DMZ자생식물원에서 펼쳐진 그린콘서트를 통해 관람객들에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국립수목원과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이 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환경일보, KEB산업은행, 지구와사람 등이 후원하는 그린콘서트는 “DMZ 교향곡, 생태와 평화를 아우르다”를 부제로, 양일(10, 11일)간 진행됐다. 전날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 이어, 이날에는 DMZ자생식물원(강원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로)에서 야외콘서트 형식으로 연주회가 열렸다.


올해 6회째를 맞는 그린 콘서트는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재탄생한 DMZ 지역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평화를 되새기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특히 야외 공연 장소를 제공한 국립수목원의 DMZ자생식물원은 6.25전쟁 당시 이름 붙여진 Punch Bowl(화채그릇) 분지를 배경으로 음악회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경관을 제공하며 관람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


UN오케스트라 단장인 마틴 코펜(가운데 핑크옷)과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야외 콘서트를 관람하는 모습   <사진제공공=하나를위한음악재단/김태성작가> 


UN 오케스트라 단장이자 공동 설립자인 마틴 코펜(Martine Coppens)은 본 공연에 앞서 진행된 리허설 중 “음악회를 찾은 관객들 뒤 자연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게 돼 기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땅과 미래에 대한 깊은 영감 느껴보시길”
야외 콘서트에는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 ▷산림청 김용하 차장 ▷국립수목원 이유미 원장 ▷북한정책포럼 이상만 회장 ▷강원도 양구군 전창범 군수 등이 참석했다.


콘서트 사회를 맡은 임미정 이사장은 “60년간 인간의 발자취가 없었기에 살아나고 있는 DMZ의 생태는 우리 민족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음악회를 통해 인간만이 아닌 모든 동식물들이 함께 거주할 땅과 미래에 대한 깊은 영감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Punch Bowl(펀치볼) 분지를 배경으로 열린 그린콘서트의 모습

<사진제공=하나를위한음악재단/김태성작가>


임 이사장은 양구군에 북한의 대남방송이 들리는 점을 언급하며 “오늘 자생식물원의 클래식음악은 북한 땅에도 아름답게 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UN 오케스트라 공동 설립자이자 클라리넷 연주자인 앙투안 마르기예(Antoine Marguier)와 함께 이영조의 섬집 아기를 연주했다.


이후 UN챔버 앙상블이 모짜르트(W. A. Mozart)의 클라리넷 5중주 K 581 1, 2악장, UN챔버 앙상블과 M4one 챔버 앙상블이 함께 차이코프스키(P. I. Tchaikovsky)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Serenade for Strings in C major Op.48 1, 2악장을 연주했다.


아울러 여러 독창회를 통해 우리나라 가곡을 외국에 알리고 있는 소프라노 이승현이 이원주의 메이아리랑,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을 선보였다. 여기에 UN챔버 앙상블 단원인 Celeste Carruth, 임미정 이사장도 각각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를 도왔다.

 
또한 국군 1사단 윈드 오케스트라는 Jacob De Haan의 Concerto D’Amore, 이지수의 아리랑 랩소디, 추억의 만화 메들리를 연주했다.


UN오케스트라 단장인 마틴 코펜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음악재단과 처음으로 합동 공연한 경험을 언급하며, 음악재단 임미정 이사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 WFUNA와 합동 공연 당시 한국에 오지 못한 대신 임미정 교수가 대신 내 자리를 대신해 줬다”며 “앞으로도 파트너십을 통해 같이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야외 콘서트가 열리는 내내 관객들은 무대 뒤쪽에 있는 금강산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들은 아름다운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가도, 연주가 끝나면 미소를 지으며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seanllich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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