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은교 기자 = 지난 5월, 황금연휴의 시작과 동시에 중국발 황사의 습격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 까지 치솟아 많은 국민들이 숨 막히는 연휴를 보냈다. 이번 황사는 올해 중국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황사로 최근 2년 사이 최악의 황사로 기록됐다.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고에서 불어온 모래폭풍은 서해를 넘어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미세먼지로 인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황사까지 몰려와 공기의 질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황사의 직접적인 원인, 사막화
봄철 불청객인 황사는 다만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황사의 직접적인 원인인 사막화 방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막화’는 말 그대로 토지가 사막처럼 변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강수량 보다 증발량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사막과는 달리 과도한 경작 및 관개산림‧벌채 등 인위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현상이다. 사막화된 토지가 증가하면 동식물이 살아가기 힘들어지고 물 부족으로 인한 작물 재배가 불가능해져 이는 식량난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황사 예방을 위해 산림청 2007년부터 주도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주요 황사 발원지인 몽골과 중국에서 사막화방지 조림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몽골에서는 국가차원으로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을 꾸려 2016년까지 3천ha에 이르는 몽골지역 사막에 나무를 심었고, 중국에서는 중국 공청단과 협약을 맺어 중국 내몽고 쿠부치사막에 현재까지 약 1200ha 대상지에 350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서 황사발원지를 녹화하고 사막화 속도를 늦추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에, 한국임업진흥원(원장 김남균)은 2011년부터 민간사막화방지 조림지원 사업에 참여해 민간 차원의 사막화방지 조림 활성화 및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막 조림 후 변화 모습 (왼쪽부터, 조림 1년차→6년차)  <사진제공=한국임업진흥원>


몽골‧중국 사막에 뿌리내린 산림녹화 노력
앞선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임업진흥원은 올해 200ha 대상 면적에 32만본을 식재했으며, 향후 GIS(지리정보시스템)를 이용해 10년간의 사업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사업 대상지인 중국 내몽골 지역에서 개최되는 UNCCD(유엔사막화방지협약) 제13차 당사국 총회(9월4~15일, 중국 어얼도스)에도 참석해 사업효과 및 분석 결과를 소개하는 등 우리나라의 노력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현장에서 함께 조림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사)미래숲(대표 권병현)은 국내 대학생 100명과 중국공산주의청년단 봉사단 100명의 ‘한중 녹색봉사단(Green Corps)’을 구성해 2002년부터 쿠부치사막에서 나무심기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한‧중간 외교부 공공외교 협력 사업으로 2015년에 지정되는 등 한‧중 우의 증진에도 지대한 공헌을 한 바 있다. 또한,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과 함께 쿠부치 사막에서 시작한 녹색장성 조성을 전 세계적으로 실현시키는 ‘Land for Life 지구 살리기 선언’ 캠페인도 진행하는 등 사막화방지를 위한 활동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는 2011년 제10차 유엔사막화방지 협약 당사국 총회를 창원에서 개최해 중국 및 몽골과 동북아 황사·사막화 방지를 위한 ‘동북아 DLDD(사막화·토지황폐화·가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사막화 확산과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덧붙여, 사막화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노력도 한창이다. 1977년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유엔 사막화 대책 협의회(UNCOD)를 열었고 사막화를 막기 위한 ‘사막화 퇴치 행동 계획(PACD)가 마련됐다. 그러나 당시에는 사막화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적어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던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리우회의(유엔환경개발회의)가 열리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의해 사막화방지에 대한 필요성이 재논의 됐다. 수차례 협상을 통해 1994년 6월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사막화 방지 협약이 채택돼 매년 6월17일을 ’사막화방지의 날‘로 지정해 이를 기념하고 있다.

“문명 앞에는 숲이,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
전 세계적으로 1분에 축구장 36개 면적의 토지가 황폐화 되고 있으며, 이미 지구 육지의 1/3 이상이 사막화‧황폐화 됐다. 만약 현재처럼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기후변화와 더불어 토지황폐화도 인간에 큰 재앙을 줄 수밖에 없다.

이집트문명‧메소포타미아문명‧황하문명‧잉카문명의 고대문명 발생지는 현재 모두 사막이다. 제 아무리 화려한 문명이라도 보호하지 않으면 몰락하기 마련이다.
6월17일은 세계 사막화방지의 날이다. 오늘 하루 만이라도 현 세대 뿐 아니라 미래 세대의 환경을 보호하는 작은 실천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kek1103@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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