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숲 조남경 대리

한중수교 25주년을 맞는 올해, 한중관계에 잠시 주황불이 깜박였지만 어김없이 16기 녹색봉사단(Green Corps)은 한반도 황사의 주요 발생지인 쿠부치 사막을 방문했습니다.

처음엔 사방이 황금빛인 사막에 발을 디뎠다는 사실에 다들 신이 나 셀카도 찍고 고운 모래에 발도 푹푹 담갔지만, 50년 전까지 푸르렀던 이곳에 모래바람이 쳐들어와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난 현실을 듣고선 이내 숙연해졌습니다.

이어 한·중·일 3개국 청년들과 UNCCD에서 파견돼 케냐, 미국, 에콰도르에서 온 청년들이 한 조를 이뤄 식수작업을 하는데 이 나무는 구글 번역기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한 명이 삽으로 모래를 뜨면 다른 한 명이 나무를 심고, 또 다른 한 명이 물을 주는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호감을 넘어 초록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나무 한 그루가 가져오는 공공외교의 효과였습니다.

누구도 할 수 없을 거라던, 아름답지만 잔인한 이 쿠부치사막에는 현재 800여만 푸르른 꿈들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인생에 사막 트레킹보다 더 힘든 길을 걸어갈 날도 있겠지만, 이번에 함께한 청년들이 힘든 환경에서도 자라나는 나무처럼 성장해 다음세대에게 그늘과 같은 사람으로 남아주길 바랍니다.

<글 / 미래숲 조남경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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