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특집 특별기획
[특별기획] 지구온난화 최전방 기지 ‘마우나로아’ 관측소

[하와이=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미국 하와이주 힐로섬 화산 마우나로아 해발 3396m 지점에 있는 ‘마우나로아관측소(Mauna Loa Observatory)’.    

이곳은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지구시스템연구소(ESRL)가 전 세계에 운영하는 관측소·관측지점 90여곳 가운데서도 ‘첨병’ 역할을 하는 곳이다.     

마우나로아관측소는 1958년 3월29일 세계에서 처음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극지방과 함께 대기가 깨끗한 곳으로 손꼽히는 하와이에 위치했으며 고도가 구름보다 높아 하늘이 흐리거나 비가 올 때가 적은 곳에 있는 관측소여서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가장 예민하고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 연간 강수량이 하와이 평균의 1/10에 불과할 정도다.
 

 

 ‘마우나로아관측소(Mauna Loa Observatory)’ <사진=기상청공동취재단>



특히 하와이가 북반구와 남반구를 가르는 적도와 가까운 덕에 마우나로아관측 측정값은 전 세계 대기관측소 측정값 평균과 비슷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마우나로아관측소 측정값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를 나타내는 대푯값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2014년 우리나라 독도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가 403.3ppm으로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측정지점의 398.6ppm보다 4.7ppm 높았다.

 

이산화탄소 농도 400ppm은 과학자들과 정책당국자들에게 기후변화를 막을 ‘마지노선’이었다.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초과하면 파리협정에서 제시한 지구온도 2℃ 이내 상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고 생태계가 어떤 식으로 파괴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측정지점은 전 세계에서 대표적인 청정지역이어서 지구급 관측소로 지정돼 있다. 마우나로아관측소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3년 5월9일 사상 처음 400ppm을 넘어섰다. 지구 연평균 농도는 지난해 400ppm에 도달했다.

2017년 6월 현재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측정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09ppm으로, 관측소가 처음 생긴 1958년 3월과 비교해(313ppm) 30.6% 농도가 높아졌다.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확인한 글로벌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 <사진=김경태 기자>



국내에서는 청정지역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어느 정도 오염원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되는 안면도는 지역급 측정소로 등록돼 있다. 독도와 울릉도는 아직 지역급 측정소로도 등록돼 있지 않다. 안면도 같은 지역급 측정소에서 측정한 수치는 지구급 관측소에 비해 수치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

최근 10년간 한반도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 증가율은 2.09ppm으로 지구 평균 증가율 2.07ppm과 비슷했다.

 

 

 

 

마우나로아 관측소의 이단 콜턴 온실가스 책임연구원이 취재진에게 각종 관측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경태 기자>

 

 


태평양 건너 중국發 황사까지 관측

취재진이 마우나로아관측소를 찾았을 때 역시 하늘이 매우 맑았다. 구름은 산 중턱에 걸려 있었고 아래쪽에 비가 내리는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다만 해발고도가 높아 산소가 적기 때문에 고산병의 영향으로 숨이 가쁘고 두통이 느껴졌으며 하와이답지 않게 다소 추운 날씨(영상 0~3℃ 내외)였다.

관측소 곳곳에 물을 아끼자는 문구와 함께 태양광발전이 보였다. 구름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마우나로아 특성 때문에 비가 매우 적게 내리고 화산이어서 물이 고이는 곳도 없다 보니 관측소에서는 허드렛물도 쉽게 구할 수 없다. 이곳의 6월 평균 강수량은 10∼20㎜에 그친다.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세를 나타낸 그래프로 지구온난화를 상징하게 된 ‘킬링 커브’가 탄생한 곳이 마우나로아관측소다.     

찰스 데이비드 킬링 박사는 1958년부터 이곳 관측소와 남극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계절과 상관없이 매년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도 온난화가 진실이라는 근거로 마우나로아관측소 자료를 제시할 정도로 이곳 관측소가 내놓는 자료들은 가장 정확하고 믿을 만한 자료로 평가된다.

관측소 관계자에게 “앞으로 온난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 같은가”라고 전망을 묻자 그는 “이곳은 관측하는 곳이지 예측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예측까지 하면 (예측한 결과에 맞추려다가) 관측에 편견이 끼어들 수 있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자신들이 내놓은 전망에 맞는 자료만 공개하는 것 아니냐’는 등 관측자료 객관성에 시비가 생길 일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마우나로아관측소는 이산화탄소 농도 외에도 오존 등 50여 가지가 넘는 대기 구성물질을 거의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취재진에게 관측소를 소개한 이단 콜턴 온실가스 책임연구원은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가 채취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황사가 발생하지 않는 하와이에서 이상한 물질이 발견돼 이를 분석해보니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가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까지 넘어왔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까지 날아온 블랙카본(위)과 황사물질 분석자료  <사진=김경태 기자>



트럼프 예산 삭감 지시로 어려움 처해


비교적 최근 시작한 관측 작업은 대기 중 수은농도를 재는 작업이다. 공장지대나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오염이 덜 된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에서도 수은이 검출되자 수은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려는 목적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이곳 마우나로아관측소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걱정거리가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은농도 측정은 물론 온실가스 관측에 필요한 예산을 줄이겠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대릴 쿠니유키 마우나로아관측소장은 “수은농도 측정작업은 환경보호국(EPA) 지원으로 수행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을 삭감해 내년부터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수은농도 문제를 제기하면 (지지 기반인) 공장지대가 타격을 받는데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없다보니 예산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산이 줄어든 대신 각종 기부금을 통해 어느 정도는 운영이 가능하지만 연방정부의 예산이 줄었기 때문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지만 미국이 모두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것은 아니다. 최근 하와이 주정부는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이행하는 법률을 발효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대기 중 탄소를 억제하는 2가지 법률에 서명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와이 공동체는 기후변화 영향 및 정책에 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에서도 선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선언 이후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뉴욕주, 워싱턴주가 함께 ‘미국기후동맹(US Climate Alliance)’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기후변화협정을 지키겠다고 선언했으며 하와이, 코네티컷, 델라웨어,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오리건,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버지니아 등 9개 주가 최근 기후동맹에 합류했다.

이들 12개 주 인구는 1억200만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약 1/3에 달한다.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 정도다. 이밖에도 콜로라도와 메릴랜드, 몬태나,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필라델피아도 동맹 합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하와이는 미국 최초로 재생에너지로 움직이는 주가 되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다. 하와이는 30년 안에 섬에서 쓰이는 모든 에너지를 친환경에너지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내세웠고 기업 역시 하와이의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하와이의 마트들은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출입문을 열어놓는 것은 물론, 냉장식품을 보관하는 진열대에는

문도, 가림막도 없다. <사진=김경태 기자>

 

 


하와이는 석유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화력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한 달 평균 전기요금이 200달러를 초과할 정도로 비싸다. 이 때문에 각 가정에서는 정부의 보조금이 없어도 자발적으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하와이 주민들의 12% 이상이 태양광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에너지 절약은 크게 강조되지 않는 모습이다. 대형마트의 냉장식품 코너는 별도의 문이나 가림막 없이 돌아가고 있으며 미국 특유의 기름을 많이 소모하는 대형차량도 많이 보였다. 일반 시민과 기업에 에너지 절약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시장 논리에 의해 자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다고 할까?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에도 불구, 하와이는 여전히 자신들의 방식으로 기후변화를 관측하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mindaddy@hkbs.co.kr

 

 


김경태  mindaddy@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경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포토] 2017 지속가능발전 보고대회
SL공사, 협력업체와 합동 체육행사
[포토]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포토] '인공위성을 통한 미세먼지 측정과 정보 활용 방안' 토론회
[포토]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 포럼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